외국인 자본유출·증권사 이익감소·가계대출 부담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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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내년 세 차례 추가 인상도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25~0.50%에서 0.50~0.7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위원 17명 만장일치였다. 실업률이 4.7%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이며, 물가 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에 못 미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연준은 위원들의 설문조사 결과인 점도표를 통해 2019년까지 매년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기준금리 중간값은 2017년말 1.4%, 2018년말 2.1%, 2019년말 2.9%다. 지난 9월 회의에서 내년 2차례 인상을 전망한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외국인 자본이 국내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미국 1년 국채금리가 25bp(0.25%포인트) 오를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후 3개월간 3조원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르며 외국인 자본 유출은 이미 시작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2조988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주식은 물론 상장채권도 1조789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환율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원달러환율은 이날 오전 8시50분 기준 1달러당 1180원으로 전일 대비 12원, 1.03% 상승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예상됐기 때문에 그간 환율에 상당부분 반영이 돼있었음에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 6월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을 때 원달러 환율은 한때 1230원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외 시장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금융기관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증권사의 채권관련 손실이 우려된다. 현재 증권사 금리 관련 익스포저는 기업어음(CP) 포함 195조원에 달한다. 시장 금리가 상승하며 이미 지난 3분기에만 1조원의 채권 관련 이익이 증발했다.
보험사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리 하락기 상당한 채권평가이익을 누렸던 보험사들은 역풍을 맞게 됐다. 다만 저금리로 인해 부진했던 자산운용수익률에는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2021년으로 예정된 부채시가평가 역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은 가계부채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가계부채 총액은 1300조원에 이른다.
2015년 기준 가계부채 한계가구는 134만여가구, 부실위험가구는 111만여가구에 이른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대비 금리가 100bp(1%포인트) 상승시 한계가구는 143만여 가구로 9만 가구, 부실위험가구는 117만여 가구로 6만 가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은 아직 가계대출 부실이 은행의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빠른속도로 급격하게 올라가 대출 부실화가 진행되면 주요 시중은행 역시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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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15일 09:1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