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11월 바이오로직스·밥캣 '몰아치기'
NH證, 인수 1위 '체면치레'…미래대우·신한證 뒤 이어
외국계 증권사는 IPO 시장 제외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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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내 주식시장(ECM) 리그테이블 주관 부문에서 한국투자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3분기까지 앞서 있던 NH투자증권을 11월 한 달만에 뒤집으며 따낸 역전승이다. NH투자증권은 인수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체면을 세웠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1위 다툼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한 해동안 27건의 거래를 주관하며 3조657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다. 2위 NH투자증권을 불과 3500억여원 차이로 따돌렸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ECM 주관 부문 1위를 차지했던 NH투자증권은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두 회사의 주관 부문 점유율을 합치면 45.6%에 이른다. 올 한 해동안 시장에 있었던 딜의 절반(금액 기준)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손을 거친 셈이다. 3위 미래에셋대우도 1조1260억원의 주관 실적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양강 구도'를 흔들지는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초 NH투자증권과 함께 삼성엔지니어링의 1조265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공동 대표주관하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이후 두 증권사는 올해 내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NH투자증권이 코오롱 계열사 증자와 해태제과 상장 등 중견기업 기업 거래에서 차곡차곡 실적을 쌓으며 한발 앞서 나가는 구도가 펼쳐졌다.
판이 뒤집어진건 11월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최대 공모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대어(大漁) 두산밥캣 기업공개(IPO)를 잇따라 대표주관했다. 두 거래 모두 국내사로는 유일하게 대표주관을 맡으며 1조원의 주관 실적을 쌓았다. 이후 12월에도 4곳, 600억원 규모의 중소형사 상장을 주관하는 뒷심을 발휘하며 1위 탈환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은 예상 시가총액 10조원의 넷마블게임즈가 내년으로 상장을 미루는 등 IPO 부문에서 연초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부문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1위를 사수했지만, IPO 부문에서 실적차가 벌어지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인수 부문에서는 2조4065억원의 인수 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공동주관사나 인수사를 끼지 않는 단독 주관·인수 거래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말 합병이 끝나면 국내 최대 자본을 보유하게 되는 미래에셋대우는 3위에 올랐다. 상반기 GS글로벌 증자와 11월 삼성중공업 증자 대표주관을 따낸 덕분이다. IPO 부문에서도 대림씨엔에스, 용평리조트 등 굵직한 중견사 거래를 담당했다.
4위는 신한금융투자였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견·중소기업 연말 자본확충 거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4분기에만 8건의 유상증자를 맡아 1743억여원의 실적을 쌓았다. 인력을 충원하고 조직을 개편하며 ECM에 힘을 실은 대신증권과 KB투자증권도 4000억원 안팎의 실적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JP모건이 두산밥캣 대표주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동주관을 맡으며 가장 많은 6414억여원의 실적을 쌓았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가 뒤를 이었다.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끊기고 공모 주식연계증권(ELB) 발행 시장이 위축되며 IPO 외 분야에선 외국계 증권사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ELB 부문은 아이에스동서 전환사채(CB) 발행을 단독 주관한 동부증권이 1위, 두산건설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맡은 신영증권이 2위를 차지했다. 자문사가 드러나지 않는 사모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며 순위 구분에 큰 의미가 없어졌다.
모집주선 부문에서는 7월 현대상선의 대규모 출자전환 유상증자를 담당했던 미래에셋대우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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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19일 08: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