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올해 매출 7000억…서정진 회장 '시총 5兆' 염두
입력 2016.12.28 07:00|수정 2016.12.29 10:27
    내년 1兆 이상 예상…램시마 미국 판매 이달 시작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상향되며 '일감몰아주기' 규제 탈피
    바이오 열풍감소 우려도...1.4조 재고자산 지켜봐야
    •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매출 현실화에 대한 의구심과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걸림돌은 어느정도 해소된 상태다.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램시마'의 해외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며 예상 시가총액은 연초 2조~3조원에서 5조원으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4023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7000억원 안팎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27.8%)를 적용하면 예상 영업이익은 1900억여원에 이른다. 회사 측에서는 내년 예상 매출액을 1조원 이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출액은 338억여원에 불과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적정가치로 시가총액 5조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달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총회에 자리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적정 가치는 보수적으로 셀트리온의 40%'라고 발언했다. 셀트리온의 현재 시가총액은 12조원 수준이다. 역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가치는 5조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이는 상장 공모 과정에서의 '할인률'이 포함된 가치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정가치를 5조5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받은 후, 여기에 10% 정도 할인을 적용해 공모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현재 장외 거래가격(주당 5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예상 시가총액을 2조~3조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시가총액 5조원을 가정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74배에 이른다. 올해 두 배의 이익을 냈다고 해도 여전히 PER 100배 수준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재무적투자자(FI)와 가치평가를 두고 이견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상장 시기도 주식시장 예상보다 지연됐다.

      지금은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셀트리온이 제조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 중인 램시마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지난 2분기 40%에 육박했다. 내년엔 점유율 50%를 노리고 있다. 이번달부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셀트리온의 두번째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의 유럽 시장 판매 허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상반기 기준 매출액 1362억원, 영업손실 168억여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조원 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에 성공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지난 6월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이 자산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대규모 지배구조 변경 부담도 털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서 회장이 46%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고 매출이 셀트리온과 긴밀히 연결돼있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경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이 경우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을 30% 미만으로 줄여야 했다. 16%포인트, 대략 8000억원 규모의 구주매출이 불가피했다. FI 지분율이 43%에 달하기 때문에 이 경우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셀트리온이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벗어나며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없던 일이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아직 구주 매출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서 회장이 지분을 팔아야할 이유는 사라졌고, FI들은 내년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해 구주매출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물론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주식시장의 '바이오 열풍'이 이미 한풀 꺾여 과다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2015년말 기준 1조4000억원에 달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 자산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간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제품을 밀어내며 '가상매출'을 쌓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내년 2분기 공모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결과는 2월말 나올 전망이다. 코스닥시장이 내년부터 상장심사간소화(패스트트랙)를 도입하지만 올해 청구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소급적용되지는 않는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12월 27일 10:5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