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물갈이’ 인사…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연임도 ‘안갯속’
입력 2017.01.10 07:00|수정 2017.01.11 09:51
    농협은행 등 계열사 물갈이 인사에 김원규 사장 연임도 불확실
    김 사장 그룹 내 영향력 떨어진다는 평가
    일부에선 ‘레임덕’ 현상 우려
    • 농협금융의 물갈이 인사에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연임 여부도 ‘안갯속’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룹 내 영향력이 예전만 못한데다, 농협중앙회가 인사를 주도하면서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은 연말 계열사 CEO를 대폭 교체했다. 서기봉 NH농협은행 부행장이 농협생명 대표에 고태순 농협캐피탈 부사장이 농협캐피탈 대표에 올랐다. 이성권 농협금융 자금운용부 부장은 이례적으로 부장 직책에서 농협선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이뤄진 농협은행 임원인사에선 열한 명의 부행장 중 아홉 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2년 3월 신용-경제 사업 분리한 뒤 최대규모의 인사다.

      잇따른 대규모 인사에 NH투자증권 사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대주주인 농협금융의 완전 자회사가 아니라서 개별적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이달 안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안팎에서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봤다. 2014년말 우리투자증권과 NH증권 합병으로 탄생한 NH투자증권의 첫 수장으로써 큰 잡음 없이 조직을 통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실적도 나쁘지 않았다. 합병 첫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1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올해 3분기에는 누적 순이익 199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의 실적을 보였다. 실적 뿐 아니라 높은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도 유임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였다.

      하지만 연말이 지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그룹 내에서 영향력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인사가 실적보다는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NH투자증권 사장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농협금융 관계자는 “김원규 사장 연임에 형인 김재원 전 정무수석의 영향력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있었지만 탄핵정국이라 이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힘들어 안팎에서 연임이 불확실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도 김 사장의 연임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김 사장은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으로 입사해 우리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등을 역임하는 등 우리투자증권에서만 몸 담았다. 우리투자증권이 NH증권에 흡수합병 되었지만, 우리투자증권 대표인 김 사장이 통합 증권사의 대표를 맡으며 기존의 색깔을 이어갔다. 이런 김 사장의 연임되지 않을 경우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가 불가피 할 것이란 예상이다.

      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김병원 중앙회 회장이 NH투자증권을 방문해 AI방역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것을 강조하는 등 농협의 색깔이 강해지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사장마저 농협출신으로 바뀌게 된다면 회사차원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임여부가 불투명하다 보니 ‘레임덕’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임원들은 지난 연말 김 사장에게 올해 사업계획을 마친 상황이지만, 연임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제대로 된 사업추진이 힘들 것 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임원들 상당수가 우리투자증권 출신으로 사장 인사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차기 사장이 결정되기 전까지 업무공백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