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정치 연루 의혹에 "내년 투자 방향 불투명"
우정사업본부·보험사·교공 등 대체 LP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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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모펀드(PEF) 산업은 여전히 국민연금에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내년 투자 활동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 부분 꺾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정치·경제적 이슈에 연루되면서 LP(유한책임출자자)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드러났다.
인베스트조선이 국내 주요 PEF 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70%가 국민연금을 가장 중요한 LP로 꼽았다. 여타 기관이나 공제회 관련 답변이 극소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PE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존재감이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국민연금은 매년 1조원 안팎의 자금을 국내 운용사에 배분하는 자타공인 핵심 투자자다. 올해 10월 기준 국민연금은 총 7000억원을 PEF에 출자했다. 지난해 출자금액모다 40% 가까이 줄어든 모습이지만 LP 중에선 가장 큰 규모다.
설문에 참여한 다수의 PE들 역시 국민연금의 운용 규모를 선정 이유로 꼽았다. 국내 대형 PEF 핵심 관계자는 "사실상 국민연금이 국내 PEF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PE의 심사역은 "과거에 비해 정책금융 성격이 점점 옅어지고 있어 선호한다"고 언급했다.
다양한 유형의 투자 집행이 가능한 기관이라는 점도 선정 이유로 꼽혔다. 국민연금은 바이아웃(경영권 매매) 전략을 주로 활용하는 대형 펀드와, 성장단계기업에 투자하는 중형 펀드, 벤처캐피탈펀드 등 다양한 성격의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민연금의 행보에 대해 PE업계에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국내 대형 PE의 부대표는 "국민연금의 주요 인력이 이탈하고 있고, 정치적 이슈와 연계돼 있어 내년 방향성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PE 업계에선 LP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위기감도 드러났다. 국민연금 이외에도 보험사와 산업은행 등이 주목해야 할 LP로 거론됐다. 투자 규모와 대상이 다변화됐다는 점이 선정 요인이다. 규모는 작지만 대학교와 재단, 일반기업 등도 확장해야할 대상으로 언급됐다.
국내 대형 PE들 중 2곳은 우정사업본부와 교직원공제회를 주목해야 할 LP로 선정하기도 했다. 교직원 공제회에 대해 한 외국계 PE 관계자는 "보통주 투자도 감행하는 데다, 출자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실사를 진행해 신뢰가 간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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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17일 08:0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