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적자는 '상수'된 LG전자…가전·TV로 확산되는 우려
입력 2017.01.25 18:22|수정 2017.01.25 18:22
    이전같지 않은 가전, TV 수익성…LG "계절적 요인 반영"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확산, 삼성전자 하만 인수도 위협요인 '주목'
    •  LG전자의 스마트폰 'G5'의 실패가 연간 1조원이 넘는 손실로 마무리됐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이미 ‘상수’로 인식된 스마트폰에서의 대규모 적자에서, 가전·TV·전기차 부품 등 비(非) 스마트폰 사업의 현황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각 사업에서 4분기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확산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25일 연결기준 2016년 4분기 매출 14조 7777억원, 영업 손실 3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분기 전사 영업적자를 기록한건 지난 2010년 4분기 이후 6년만이다.

      각 사업부문별로 스마트폰 사업(MC사업본부)부는 2016년 4분기 매출 2조 9036억원, 영업손실 4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략 제품인 'G5'의 부진과 인력 조정·라인업 효율화 등 구조개선 활동으로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한 외국계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2010년 옵티머스1 모델부터 현재까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에서 이익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라며 “전체 연간 매출이 13조~14조 수준이 돼야 이익이 났는데, 구조조정 이후 어느정도 매출 수준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 개선을 이뤘는지”를 물었다.

      LG전자는 “지난 2015년에는 매출이 13조원 후반에서도 적자가 발생했는데, 스마트폰 진입을 늦게 시작하면서 시급하게 연구․개발(R&D)인력을 보강하다보니 고정비 부담이 굉장히 컸다”라며 “지난해 이후 구조개선을 마무리 해 월 1조원(연간 12조원) 수준에서도 수익을 달성하는 구조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출시 모델인 'G6'는 무리한 차별화보다는 다수 고객에게 중요한 기능과 품질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고객 입장에서 참신하고 ‘LG스럽지않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실적을 지탱해온 가전·TV에서 실적 둔화 요인을 묻는 질문도 쏟아졌다. 가전 사업(H&A사업본부)은 4분기 매출 4조433억원, 영업이익 15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7억원, 전 분기 대비 1927억원 감소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4분기 매출 4조7933억원, 영업이익 16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론 영업이익이 548억원 늘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2175억원 감소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가전(7~8%) 및 TV(7~9%) 사업에서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스마트폰 부문에서의 대규모 손실을 만회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전(3.7%)·TV(3.4%) 모두 급감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집중됐다. 특히 가전 부문의 경우 전년 동기(15년 4분기) 5.6%와 비교해서도 낮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LG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 및 시그니처 브랜드 확대로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일시적 하락”이라며 “특히 TV사업의 경우 삼성의 일부 LCD라인 폐쇄·훙화이의 샤프 인수 등 외부 요인으로 패널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인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점차 현실화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한 LG전자의 대응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10~20% 관세를 부과하겠다 위협하고 현대자동차도 미국 공장을 짓겠다 나섰는데, 가전 및 TV 생산 설비의 미국 이전을 요구받을 경우 회사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LG전자는 “사업군이나 생산운영 측면에서 봤을 때 트럼프 정부의 발언이 현실화된다면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그동안 글로벌 최적의 생산기지를 구축해왔고, 미국 역내 생산지 운영도 대안으로 검토하는 등 유연하게 상황변화에 대처하겠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전기차 부품(VC)에서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하만(Harman) 인수’를 경쟁 요인으로 명시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하만은 미국과 유럽 하이엔드급 인포테인먼트사업을 독식하고 있을 정도로 확고한 글로벌 1위 업체”라며 “단기적으로는 하만이 점유하는 사업과 LG가 참여하는 영역이 약간 달라 경쟁 요인이 크지 않지만 삼성이 하만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전략을 펴고, 우리도 사업 고도화를 진행할 경우 경쟁강도가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