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보험사 중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 발행
금리변화·투자수요 확보는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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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금융사들이 자본확충으로 바쁜 시기를 보낼 전망이다. 규제변화 및 시장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은행·보험·증권사들이 증자,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제 성공여부는 향후 금리변화 및 투자수요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은 다음달 2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 발행에 나서려고 했으나, 시장금리 급등에 발행을 미룬 바 있다. 산업은행도 지난해 발행계획을 잡아둔 코코본드를 1분기 중 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국제은행감독기구인 바젤위원회는 은행들에 2019년까지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14%이상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시중은행은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만, 향후 기업구조조정 등의 여파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선제적 자본확충, 운용비용 조달 등의 목적으로 올해 1분기에도 은행들의 자본확충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화생명은 3월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사 중에 처음이다. 현재 주관사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투자자모집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KDB생명도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을 위해 작년 말 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매각이 무산되며 미뤄졌다. 산업은행은 향후 매각 전략과 시장 상황을 살펴 발행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한화생명뿐 아니라 자본확충 이슈가 있는 대부분 보험사들이 검토할 것으로 여겨진다. 후순위채보다 자본성격이 강한데다, 대주주의 지원여력이 부족할 경우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다. 한화생명의 발행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규모의 경제 달성 및 정부의 초대형 IB(투자은행) 육성 정책에 발맞춰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초대형 IB기준 충족을 위해 지난 연말 3500억원 증자를 결정했다. 오는 3월 증자가 마무리되면 자기자본 기준 미래에셋대우(7조원), NH투자증권(4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원), KB증권(4조원) 등과 함께 정부의 초대형 IB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이처럼 연초부터 금융사들이 활발한 자본확충 움직임을 보이지만 실제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일부 은행의 경우 자본확충 계획을 올해로 미뤘다. 상반기에도 미국금리 인상 등의 변수가 여전히 존재해 향후 금리 변화여부가 금융사 자본확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수요 확보도 관건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후순위채보다 투자 시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큰데다, 공제회 등 투자할 수 잇는 곳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일시적으로 금융사들의 자본확충 움직임이 몰릴 경우 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하는 데 부담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전 금융권이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자본확충에 나서는 금융사들이 많다 보니 투자수요 확보를 위한 금리 경쟁 등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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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22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