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사로 분위기 쇄신…영업부문 이익 늘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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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가 '이자 이익'을 크게 늘리며 실적 감소폭을 줄였다. 수수료수익과 매매수익이 모두 급감한 가운데 은행과 비슷한 영업전략으로 이익을 보전한 것이다.
올해도 외부 요건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어떤 영업전략을 추진할 지 관심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연말 인사를 통해 영업(리테일-홀세일)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 변화를 예고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866억원이었다. 2015년 1298억원 대비 33% 줄었다. 3분기까지 전년 대비 반 토막에 가까운 실적 감소폭을 보였고, 그룹 연결납세로 인해 290억원의 추가 부담을 장부에 반영한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 상당히 선전한 셈이다.
실제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4분기에만 28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5년 4분기(193억원)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4분기 업황이 좋지는 않았다. 매매평가손실은 4분기에도 244억원 늘어나며 1000억원 가까이 불어났고, 증시 침체로 수수료이익 역시 2015년에 미치지 못했다.
하나금융투자의 실적을 구원한 건 '이자이익'이었다. 4분기에만 551억원, 연간 2543억원의 이자이익이 회사 전체의 수익을 이끌었다. 지난 2015년 연간 이자이익은 1153억원이었다. 1390억원, 120%의 상승폭이다.
이자이익은 보유 자산 및 대출채권에 대한 이자로 이뤄진다. 하나금융투자의 자산이 2015년 말 16조원에서 지난해 말 19조원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이자이익의 급증을 설명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개인투자자 대상 신용융자 등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용융자는 주식매매를 위해 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적용금리가 계좌 유형 및 등급에 따라 7.5%에서 최대 12%(180일 이상 기준)에 달한다.
이는 은행과 비슷한 영업 전략이다. 전체 증권사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6조7700억여원에 이른다.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등이 적극적으로 개인투자자 대상 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에도 비슷한 경영 전략을 가지고 갈진 아직 미지수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연말 대규모 인사를 통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하나금융투자 S&T 부문을 이끌어왔던 이진혁 부사장을 고문 격인 자문위원으로 발령한 게 대표적이다. 이 부사장은 유럽계 크레디아그리콜그룹 한국총괄대표를 역임한 파생상품 전문가로, 2012년 영입돼 4년간 S&T부문을 이끌어왔다.
이 부사장의 2선 퇴진은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된다. 홍용재 S&T부문 상무가 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S&T부문에 추가적인 외부 인사 영입이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온다.
리테일 및 홀세일부문 영업라인은 완전한 물갈이가 이뤄졌다. 리테일그룹은 박석훈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이, 대표 직속 홀세일본부는 역시 신한금융투자 출신 강민선 상무가 맡았다. 영업라인 지휘자로 잇따라 신한 출신이 영입되며 내부 불만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이들이 영업부문에서 어떤 실적을 내주느냐가 하나금융투자의 수익구조 변화로 직결될 거라는 평가다.
한 증권사 금융 담당 연구원은 "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 등을 고려하면 하나금융투자는 당분간 대규모 자본확충 없이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해나갈 것으로 본다"며 "이자이익 증가가 증권사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는만큼, 올해엔 영업 중심 수익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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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1월 25일 13:5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