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네트웍스, 증권업 절연 필요...사업부진ㆍ우량 계열사 신용도 악화 우려
입력 2017.02.06 07:00|수정 2017.02.07 09:43
    자체 사업력 약화한 LS네트웍스 재무감축 시급
    모회사 E1 등 계열 신용도 악화 전이 가능성 커져
    구조조정 '키' 잡은 E1 인사…"달라진 매각 의지 "평가도
    •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재개한 LS네트웍스는 예전보다 재무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무엇보다 회사의 사업부진이 장기화됐고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여파가 E1을 비롯한 대주주 및 우량계열사 신용도 악화로 확산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자연히 LS네트웍스의 차입금 감축이 급선무가 됐다. 이에 이베스트증권 매각 전략도  '투자금 회수'에서 '증권업과 절연(絕緣)'으로 바뀌었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LS네트웍스는 의류·유통·글로벌상사 등 기존 주력 사업의 부진을 겪었다. 지난 2011년에서 2014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은 0.4%에 그쳤다. 2015년 약 680억원의 적자를 냈고 작년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LS네트웍스는 부동산 및 일부 브랜드의 매각, 분사를 단행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시도했다. (상세 표 참고) 이후 회사 수익원은 패션브랜드 ‘프로스펙스’와 LS용산타워 임대수익으로 좁혀졌다. 사업기반이 약화, 뚜렷한 재무개선 방안도 이제 남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약 5200억원의 순차입금을 갚아야 하는데 자체 현금창출을 통한 상환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분 가치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증권 업황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과거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에 함께 참여했던 투자자들의 지분을 되사주느라 자금부담만 늘었다. 이 과정에서 LS용산타워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라 재무부담이 급증했다. 그렇다고 증권업에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려우니 차라리 매각 해버리고 차입금을 갚는게 유리하다는 시각이 많다.

      NICE신용평가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가치가 LS네트웍스의 차입 부담능력을 보완해왔지만, 부정적인 증권업 전망으로 M&A 매력도가 줄고 경영권 프리미엄도 약화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매각을 통한 실제 차입금 축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S네트웍스의 경영난은 회사 차원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칫 모회사 E1 등 그룹내 대표 회사의 신용도까지 위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E1의 신용등급(AA-)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LS네트웍스 지분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재무완충력이 저하된 점이 반영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자회사 LS네트웍스의 부실화로 인한 E1의 타격은 '전망 조정' 차원이 아니라 '등급 강등'의 문제"라며 "LS네트웍스가 시장에 약속한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 및 재무구조 개선 진행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과거 매각 시도때는 가격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던으나 이번에는 LS그룹이 이럴 상황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전까지는 매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급해진 사정을 감안하면 더 적극적인 매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E1이 LS네트웍스의 구조조정을 총괄하게 된 점도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지난해 3월 구자용 E1 회장과 윤선노 E1 재경본부장(부사장)이 LS네트웍스 대표를 겸임하면서 3인 공동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그동안 LS네트웍스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나 운영은 E1이 아닌, 구자열 ㈜LS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통용돼왔다. 구 회장과 인연을 맺은 인사가 LS네트웍스 사장으로 부임해왔다. 과거 LG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지낸 오호수 전 사장이 LS네트웍스의 사외이사를 맡은 점도 언급된다. 남삼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전 사장 등 구 회장의 LG투자증권 인맥이 증권업을 주도해오기도 했다.

      이제는 구자열 ㈜LS 회장의 동생인 구자용 E1 회장이 경영을 전담하게 됐다. 구자용 회장은 과거보다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시장에 내비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선노 LS네트웍스 대표이사도 가격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이베스트투자증권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시장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재 후보들도 이번엔 LS그룹이 금융업에서 확실히 손을 떼려는 의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2차례 실패에도 불구, 지금 시기에 공개매각으로 전환하며 매각 의사를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린 점도 이런 분위기 변화가 반영된 때문이란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1 실무진단에선 지속적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결국 매각가격의 수용, 나아가 증권업 포기에 대한 결정은 실무진이 아니라 오너가(家) 차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사안”이라며 “뒤늦게나마 모회사 E1이 LS네트웍스 구조조정에 개입하게 된 점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 가속화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