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상증자 앞두고 반짝 흑자…일회성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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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했던 한화증권이 4분기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 유상증자를 앞두고 'ELS 운용 손실을 다 잡았다'는 발표가 현실화 되지는 못한 형국이다.
지난 3일 한화투자증권이 발표한 연간 실적에 따르면 영업손실은 1930억원, 당기순손실은 161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일회성에 그쳤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은 76억원, 당기순손실은 262억원을 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슈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운용 손실 등으로 S&T 부문에서 손실이 컸다"며 "ELS 자체헤지 규모가 컸던터라 여파는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초 영업손실이 2000억원대까지 늘어난 이후 신규 ELS 발행은 중단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이번 실적은 유상증자를 앞두고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내놓았던 전망과는 배치되는 모양새다. 여 사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화투자증권이 7월을 기점으로 완벽히 다른 회사가 됐다"며 "ELS 운용 손실을 다 잡았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2분기 ELS 평가기준을 변경해 부실을 털어냈고, 그 결과 3분기 영업이익 60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4분기 손실로 이런 발언이 힘이 빠져버린 모양새다.
이로 인해 유상증자를 앞둔 시점의 발언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9월 한화투자증권은 2000억원 규모 구주주 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1분기에 영업손실 912억원, 2분기 1000억원을 기록한터라 3분기 흑자전환은 이번 유상증자의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반 투자자 참여도 높아 유상증자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유상증자 이후 한화투자증권의 주가는 떨어졌다. 유상증자 당시 가격은 주당 2245원이었지만, 증자 후인 지난해 12월 5년 중 최저점인 1960원까지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1,2분기 손실 규모에 비해선 3,4분기 손실이 대폭 줄어들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길게는 2018년 7월까지 운용손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유상증자와 건물 매각 등으로 자본력은 회복했지만 전사업부문에서 수익이 아직은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실적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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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06일 19:0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