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이베스트 DGB에 러브콜…가격·사업경쟁력 등 매력 못 느껴
지난해 M&A 성과 많아…”당분간 증권사 인수 없다” 공식화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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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가 중소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되지만 정작 DGB금융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성이나 가격 면에서 마땅한 대상도 없거니와 지난해 여러 M&A 성과로 증권사 인수가 급한 상황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DGB금융은 당분간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국내 M&A 시장에선 중소형 증권사 매물이 계속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에 이어 이베스트투자증권이 다시 매물로 나왔고, 최근엔 SK증권 매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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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은 있지만 살 곳은 마땅치 않다. 대형 회사 및 금융지주 중심의 증권사 자본확충 경쟁이 한 차례 끝난 상황이라 이들의 인수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보다 작은 규모의 증권사들이 인수후보가 되기에는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자본규모가 부족하다. 국내 어려운 금융사 M&A의 대안으로 꼽혀온 중국 자본들도 글로벌 네트워크와 수신기능이 없는 중소형 증권사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눈길은 자연스레 지방 금융지주로 모이지만 이 중 BNK금융지주는 증권사를 가지고 있고, JB금융지주는 증권사 인수에 나설 여력이 많지 않다는 평가다. 이런 사정상 중소형 증권사 M&A에선 항상 DGB금융이 빠지지 않고 러브콜을 받아왔다.
DGB금융은 언젠가는 증권사 인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당장은 증권사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매각 초기부터 DGB금융이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주요 사업거점이 있는 울산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DGB금융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 가격이나 매각 기대치, 특출한 게 없는 사업 구조 등 이유에서다. 매각자 측은 최근까지 DGB금융을 인수후보 선상에 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익은 거두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LS그룹으로부터 LS자산운용을 인수했던 터라 증권사 인수로도 외연을 넓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역시 시각차만 보이고 있다. 매각자 측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다. 일부 손실 감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DGB금융은 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DGB금융은 당장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구체적으로 인수 움직임을 보인 적이 없음에도 매번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DGB금융은 8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당분간 증권사 인수 계획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은 이미 지난해 최우선 과제였던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기반을 닦아뒀다. 라오스 금융시장 진출, 인터넷전문은행 주주 참여 등 성과도 있었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에 목을 맬 상황은 아니다. 기존 자회사 라인업이 자리를 잡은 후에야 증권사 인수 검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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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07일 17: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