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위성호 행장 선임한 신한…카드 사장에 임영진 카드 ‘물망’
입력 2017.02.08 07:00|수정 2017.02.08 10:18
    은행장에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 경쟁 관계인 위성호 사장 내정
    금융지주 안팎에선 '신한사태' 재발 우려
    조용병 회장 체제 구축 위해 카드 사장에 임영진 부사장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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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논란 속에서도 차기 신한 은행장에 내정됐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공석이 된 신한카드 사장에 누가 오르느냐에 모이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군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안정적인 조용병 회장 체제 구축 및 위성호 행장 내정자 견제를 위한 ‘카드’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장 선출을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신한사태’에 책임이 있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은행장이 되는 것이 적절하냐는 내·외부의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낸 것을 시작으로, 정치권·노조에서도 위 사장의 은행장 선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신한금융은 위성호 사장이 은행장 후보로 결격사유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위 사장이 이미 두 차례나 신한카드 사장을 역임한데다, 회장 후보로 추천 될 정도로 역량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지주 안팎에선 ‘신한사태’가 또다시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다.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 위성호 행장 내정자가 그간 꾸준히 경쟁관계를 가져온 데다, 둘 다 그룹 내 영향력도 커 계열사 사장 인사 등 그룹 경영을 놓고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조직이 작을 때부터 손발을 맞춘 사이라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한 차례 내홍을 겪은 기억이 남아 있다보니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신한사태 이후 한동우 회장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된 의사 결정체제를 갖췄지만, 그룹 최고 경영진이 일시에 바뀌면서 이런 체제가 얼마나 안정적이냐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신한카드 사장 자리에 누가 오느냐는 은행장 선출 못지 않게 중요해졌다. 신한카드는 그룹 내에서 신한은행 다음으로 큰 계열사로 사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다른 계열사 인사에도 영향력이 크다. 금융지주 내 의사결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은행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재로선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임 부사장은 위성호 사장과 함께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그룹 내 신망이 두텁다. 오사카 지점장을 역임하는 등 일본인 주주들과 네트워크가 강해 은행장이 된다면 일본인 주주와 네트워크가 약한 조용병 회장 내정자의 약점을 보완해 줄 ‘러닝메이트’로 평가 받기도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위 사장이 차기 은행장 후보로 부상하면서, 신한금융 안팎에선 조 회장 내정자가 다른 계열사 사장들은 자기와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인사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런 면에서 신한카드 사장에 임 부사장 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켠에서는 신한금융지주 김형진 부사장도 신한카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된다. 결국 행장 후보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계열사 사장 후보로 모조리 거론되는 '회전문 인사' 양상인 셈이다.

      신한카드 사장뿐 아니라 임기 만료로 공석이 되는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계열사에도 조용병 회장 내정자의 측근이 중용될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위 행장 내정자의 경우 연공서열 중심의 ‘순리’에 따른 인사란 측면이 크지만, 다른 계열사 사장 인사의 경우 안정적인 조용병 체제 구축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위 내정자의 경우 그룹 내 입지가 워낙 탄탄하다 보니 조용병 회장 내정자와의 경쟁관계에도 은행장으로 내정되었지만, 다른 계열사의 경우 조 회장 내정자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