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産銀 회장 “대우조선, 자구계획 따라 유동성 확보 최선"
입력 2017.02.08 16:00|수정 2017.02.08 16:00
    수주는 안되고 4월 4400억 회사채 만기는 도래
    “회사 자구계획 진행…産銀도 소홀함 없이 지원”
    대조양 지원 성과 긍정 평가, 혈세 투입엔 부정적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자구계획에 따라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도 추가적인 혈세 투입은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또 산은캐피탈 매각 등에서는 부정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8일 산업은행은 이동걸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실적과 올해 계획,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동걸 회장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의 가장 큰 문제는 유동성 확보라고 지적했다. 회사는 신규 수주가 어려운 반면 당장 4월엔 4400억원의 회사채 만기에 대응해야 하는 등 부담이 크다.

      이동걸 회장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5조2000억원 규모 자구계획에 따라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의)다운사이징 혹은 소프트랜딩 이상의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기 어려우나 산업은행도 소홀함 없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4조2000억원의 지원이 논의되고 이행되는 과정에서의 성과는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 3조5000억원이 지원됨에 따라 수주잔량 중 66척이 완공, 인도되었고 그 결과로 9조원의 자금이 국내로 상환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잔고 114척이 모두 고철로 팔린다면 손실 규모가 57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회사에 대한 지원 및 정상적 경영이 중요하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이동걸 회장은 그러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에서 중요한 것은 소난골 문제 해결, 선주 설득을 통한 조기 결제 요청, 신규 수주 추진 등 회사의 자구 노력”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혈세가 더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전제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시중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 채권자들의 고통 분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대상선처럼 개인 채권자들도 채무 조정에 참여한 사례가 있지만 최선의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역시 과거 여신한도를 유지해달라는 요청은 할 수 있으나 신규 지원까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조원 규모 소난골 드릴십 인도 협상은 현대상선 구조조정에 관여했던 외국 전문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참여해 주도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협상 완료를 위한 골격은 마련됐고, 올해 유가 상승으로 지난해보다는 협상 경쟁력이 생겼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판단이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다음달을 목표로 대우조선해양의 주식거래 재개를 위한 협상을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출입은행과 함께 2조8000억원의 대우조선해양 자본확충을 단행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며 요건이 갖춰졌다는 판단이다.

      이동걸 회장은 산은캐피탈 매각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취득 가격을 감안하면 7000억원은 받아야 하지만 지난해 입찰에서 드러난 시장 평가는 그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매각하기 보다는 시장이 매력을 느낄만한 매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 역시 국내 굴지의 건설사임에도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며 철저한 실사를 통해 회사의 투명성을 높인 후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목표 대비 1조7000억원 많은 61조7000억원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했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공급액이 27조600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62조5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다. 신성장산업에 전년대비 1조원 늘어난 20조원, 중견·예비중견 기업에 3조원 늘어난 29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재무지표는 개선세를 보였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015년 78.7%에서 지난해 111.1%로 상승했고, BIS자기자본비율은 14.1%에서 15.57%로 올랐다. 같은 기간 부실여신(NPL) 비중은 5.68%에서 3.56%로 개선됐다.

      단 연체율은 0.94%에서 1.52%로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6000억원), STX중공업(4000억원) 등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미래 성장동력 확충 ▲산업구조 재편 주도 ▲국내·금융기업의 해외진출 견인 ▲정책금융 수단 다변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자산·재무 건전성 개선 5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설정해 정책금융 기대 역할을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