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판매액은 증가했지만 실적 악화 막지 못해
IB 사업부문 수익성 매년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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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증권사가 4분기 실적 부진을 피해가지 못한 가운데 삼성증권의 실적이 유독 큰 폭으로 떨어졌다. WM(자산관리) 중심의 사업구조와 IB(투자은행)부문 약화로 업황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무려 44% 감소했다. 2015년 3767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117억원으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5년보다 37% 하락한 174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측은 "주식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탁수수료 감소와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분기에는 증권업 전반이 주식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부진을 겪었다. 그럼에도 삼성증권은 주요 증권사 중에서 손실폭이 가장 컸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5년보다 4%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증권사간 영업이익 격차도 벌어졌다. 지난해 높은 순익을 낸 메리츠종금증권과 비교하면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 가량 적다.
연간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금융상품 수익은 2015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말 누적 기준 펀드와 랩어카운트, 신탁부문 판매 수익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외 증시 변동성 심화로 안전성이 높은 상품에 대한 고객의 수요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WM 부문에선 강세를 보였지만 운용 손실과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상품운용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11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역시 2015년보다 20% 감소했다. 연간 세부 실적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증권사 연구원들은 해당 부문 실적이 4분기에도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B와 같은 고수익 사업에서 업황 부진을 타개하지 못한 것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경쟁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IB부문에서 수익을 내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동양매직 지분 매각과 파크원 금융주선 수익으로 약 500억원을 냈다. 한국투자증권도 IB 수수료 수익이 전분기 대비 150억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시장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다.
반면 삼성증권의 IB 부문 실적은 매년 악화하고 있다. 2014년 95억원을 기록했던 ECM 수수료 수익은 3분기 말 기준 18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IB 수익의 절반을 차지했던 M&A 자문 수수료 부문 역시 시장의 대형 딜 부재로 전년대비 60%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업을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둔 경영기조로 부동산 PF 등 IB부문의 고수익 추구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IB부문 수익 비중이 미미해 올해 낮은 실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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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08일 10:1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