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에도 경영권 매각은 가능…인수자는 6개월 보호예수
매각에 큰 걸림돌 없어…투자자 보호·경영 안정은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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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ING생명보험 매각 대안으로 상장(IPO)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후에도 경영권 매각 카드는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후 1년 보호예수(매각제한) 기간 중에도 경영 의지가 있는 인수후보에 매각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NG생명은 이달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ING생명 매각이 결실을 거두지 못하자 지난해 말 IPO 추진을 본격화했는데, 이르면 상반기 중 상장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ING생명 상장 시 신주 발행 없이 구주 100% 중 절반을 매출한다는 것이 MBK파트너스의 당초 전략이다. 이에 따르면 상장 후에도 MBK파트너스는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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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상장 후 MBK파트너스 보유지분은 1년간 매각이 어렵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에 따르면 상장대상 회사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인 경우 최대주주는 상장일로부터 1년의 보호예수기간이 적용된다.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하는 경우도 동일하다는 것이 거래소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경영 안정성이 유지되고 오버행 부담도 덜 수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기 전이라도 PEF가 최대주주인 상장법인이 최대주주 변경을 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허용된다. 단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야 하고, 새로운 최대주주는 새롭게 6개월간 보호예수 해야 한다.
ING생명 상장 후 잔여 경영권 지분 거래 규모나 인수 능력이 있는 후보군을 따져보면 6개월 보호예수는 매각에 큰 걸림돌로 보기 어렵다. IPO 선행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매각 카드는 계속 유효한 셈이다. 상장 후 경영권 매각은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인수자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실제 매각 추진 시 고려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다.
한국거래소는 2015년 이후 최대주주가 PEF인 기업의 IPO를 적극 독려하고 있는데, 회사의 경영 안정이라는 대전제 아래서다. PEF의 IPO를 통한 투자회수 길을 넓혀 주되 지분 분산매각과 같이 경영 안정성을 해할 결정은 확약을 받아 제한한다는 것이 거래소의 방침이다. 이 확약은 PEF가 다른 PEF에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감독당국 관계자 역시 “PEF 투자기업의 IPO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지배구조 변화가 경영과 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밝혔다.
상장 준비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삼성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와 골드만삭스가 공동주관사로 가세했고, 법률자문사단도 꾸려졌다. 연임에 성공한 정문국 ING생명 사장도 새 과제를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IPO에 나서기로 한 후 10대 1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주식수는 늘리고 가격은 낮춰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정관상 주식매수선택권 부여한도는 10%에서 15%로 늘렸다. 정관변경은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야 하는데 상장으로 지분이 분산되기 전 해두는 편이 수월하다. 회사 측은 상장사 표준정관에 맞춘 변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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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7년 02월 03일 10:5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