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스피 상장을 기대했나
입력 2017.02.13 07:00|수정 2017.02.14 09:15
    Invest Colunm
    • "회사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을 우선 고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일관되게 구체적인 상장계획은 없으며 상장추진 시 나스닥과 비교해 검토하겠다고 (증권거래소에) 답했다. 이후 상장을 검토하는 과정에 ▲거래소의 지속적인 권유 ▲여론 ▲국민들의 기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과정에서 정부의 특혜의혹에 대해 전면부인 했다. 당초 나스닥 상장을 고려했지만 거래소의 지속적인 권유와 국민들의 기대로 인해 코스피 상장을 결정했다고 했다.

      회사의 설명대로라면 주로 해외 제약사로부터 위탁 받아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제약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미국시장에 상장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해 보였다. 실제로 회사는 2011년 설립 이후 매년 세계 최대 바이오전시(컨퍼런스)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글로벌고객 및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고 했다.

      돈을 벌기 위한 기업, 특히 해외기업과 외국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펼치는 기업일 경우 더 높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란 점에 투자자들은 이견을 갖지 않는다.

      한국거래소는 연초마다 대규모 상장유치를 공약한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대규모 IPO를 유치해 실적을 쌓아야 하는 거래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상장유치는 당연한 설득이었을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상장에 투자자들은 열광했을까. 투자자들은 '삼성'이란 이름값 외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상장 이후에도 유의미한 실적은 3년이 지나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최대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전문업체(CMO)임을 내세웠지만 지속적인 자금투입은 불가피했다.

      국내 자산운용사 공모주 담당 한 관계자는 "상장 당시 투자자들은 삼성의 브랜드를 떼면 말도 안되는 공모가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었다"며 "자선사업을 하는 기업이 아니고서야 세계 어느 기업이 선심 쓰면서 더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시장을 포기하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거래소는 지난해 최대규모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유치에 성공했다. 해외시장 조건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던 것으로 알려진 회사는 국내상장을 통해 빠른 시일에 자금조달이 가능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투자를 진행했고 자금조달 창구를 만들면서 그룹차원의 지원이 끊길 경우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해외시장의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상장규정을 피했고 외국인투자자들의 감시를 벗어나는 효과도 봤다.

      거래소의 지속적인 권유와 여론, 국민들의 기대로 국내시장에 상장했다는 회사의 해명은 와 닿지 않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민기업이 아니다. 삼성그룹 하나의 계열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