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손해보험 100% 자회사 만들기 ‘첩첩산중’
입력 2017.03.14 07:00|수정 2017.03.14 07:00
    증권 통합 다음 과제로 KB손보 완전자회사화 거론
    포괄적주식교환 따른 금융-손보 주주이익 충돌 가능성
    KB금융 신주 주가 상승여력 물음표…주주 반발도 가시화
    자본확충 등 2중 부담 피하려면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
    •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을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과제가 남았지만 실행은 쉽지 않다. 포괄적주식교환 수순을 밟더라도 현대증권 때와 같은 KB금융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주주들의 반발 움직임이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앞으로의 자본확충 일정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KB금융은 2015년 경영권과 자사주 인수, 지난해 유상증자 참여로 KB손해보험의 지분율을 39.81%까지 끌어올렸다. 온전한 경영권 행사나 실적 반영 필요성을 감안하면 KB손해보험을 완전 자회사화 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KB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은 3000억원에 달했지만 낮은 지분율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거취와 연계 짓는 시선도 있다. 그간 그룹을 잘 이끌어 온 윤 회장은 벌써부터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나 더 확실한 성과를 원할 수 있다. 잘 갖춰진 자회사 라인업이나 11월까지의 임기를 감안하면 대형 M&A 가능성은 작다. KB손해보험을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란 지적이다. 최우선 과제인 현대증권 인수와 통합도 끝마쳤다. 지주 전반의 실적도 좋았기 때문에 여력도 있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KB금융이 움직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와 KB손해보험 주주간 이익 충돌을 조율하기 어려운 탓이다.

      KB금융은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와 지분율 확대, KB금융 신주 발행을 통한 포괄적주식교환까지 숨가쁘게 진행했다. KB투자증권과 통합, 인수가격 희석 필요성 때문이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헐값 인수라며 크게 반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윈윈한 모양새가 됐다. 주식교환 결정 당시 3만5200원이던 KB금융 주가는 최근 5만원에 육박했다.

    • KB금융은 KB손해보험에 대해서도 결국에는 포괄적주식교환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신주 발행은 최소화하길 원할 것이기 때문에 KB금융 신주를 받을 주주들의 불만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금융담당 연구원은 “현대증권 때와 같이 KB금융 주가가 크게 올라준다면 지주나 KB손해보험 주주나 주식교환이 나쁠 것은 없다”면서도 “KB금융의 경영이 잘 이뤄지고는 있지만 지난해 수준의 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자연스레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소액주주들은 압박에 나섰다. ‘KB손해보험 소액주주 가치수호모임’은 자사주 매각과 신주발행이 모두 헐값에 이뤄졌다며 KB손해보험 이사회의 배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일엔 KB손해보험 주주인 국민연금에 서한을 보내 오는 17일 주주총회에서 앞서의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반대하라고 촉구했다.

      이 모임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 신주 발행이 정상 가치보다 낮게 이뤄졌고, 100% 자회사화 추진까지 예상되며 주가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어떤 반응을 내느냐를 살펴 법적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동부화재,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넘는다. KB손해보험은 호실적에도 0.8배 수준에 그치는 등 저평가 돼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 중요성이 높아지는 사회 분위기가 KB금융의 향후 의사결정에 부담이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KB손해보험의 증자 부담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 IFRS17 기준서가 확정되지 않았고 지급여력비율(RBC) 규제 강화 영향도 단정하기 어렵다”며 “KB손해보험의 100% 자회사화도 중요하지만 너무 일찍 서둘렀다가는 지분확보와 증자 부담을 이중으로 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KB금융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달 기업설명회(IR)와 공시를 통해 KB손해보험 지분 확대와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현대증권에 비하면 싼 값에 인수했고, 기존 회사와 통합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에도 KB손해보험 완전자회사화와 관련한 언급은 없다”며 “주가는 투자자와 주주, 시장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KB금융 때문에 KB손해보험 주가가 맥을 못춘다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