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4000억 RCPS 차환검토…㈜한화, 이번에도 돕는다
입력 2017.03.16 14:30|수정 2017.03.16 14:38
    2014년 발행 RCPS, 6월 만기도래
    한화건설 “차환검토 中…일부 또는 전액 상환도 고려”
    두 차례 지원한 ㈜한화, 한화케미칼 지분 담보 제공할 듯
    국내證 지난해 EB 발행 실패 트라우마…”흥행 장담 어려워”
    • 한화건설이 만기가 돌아오는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대한 상환 작업에 나섰다. RCPS 차환이 유력한 가운데 이번에도 ㈜한화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2014년 발행한 총 4000억원 규모의 RCPS 만기가 오는 6월로 다가옴에 따라 차환 발행을 검토 중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RCPS의 만기 대응을 위해 이를 차환하거나 일부를 상환하고 나머지를 차환하는 방식 또는 전액 상환하는 방식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며 “차환발행을 할 경우 ㈜한화가 한화케미칼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고 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한화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자산은 약 2000억원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미국 부동산사업 회사인 HADI(Hanwha America Development Inc.) 지분 100% 매각을 통해 약 1000억원을 확보했고, 올 1월에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대금 약 6800억원을 수령했다.

      한화건설이 RCPS 만기에 대응할 만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를 모두 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이라크공사에 대한 자금회수가 안된 탓에 공사속도를 줄여왔으나 미수금 회수가 된 만큼 올해부터는 정상적인 공정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사의 가이드라인대로라면 올해 약 1조원 정도의 매출이 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최소 8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2014년 한화건설은 차입금 상환과 운용자금 사용을 위해 ㈜한화로부터 담보를 제공받아 4000억원 규모의 RCPS를 발행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를 도입하고 있는 한화건설은 상환권을 회사가 보유하는 조건을 제시해 조달 자금을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RCPS 발행 후 ㈜한화는 제공한 담보를 한화케미칼 주식 2413만여주(14.9%)로 교체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재차 ㈜한화의 지원을 받아 2000억원의 RCPS 발행을 완료했다. 당시 ㈜한화는 보유하고 있는 한화생명 주식 3059만주가량을 한화건설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을 모두 한화건설이 발행하는 RCPS 매입에 사용했다.

      한화건설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설 경우, 시장의 반응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회사는 지난해 RCPS 발행에 앞서 한화생명 지분을 담보로 2500억원 규모 공모형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결국 1000억원 이상의 미청약이 발생했고, KB증권과 SK증권을 비롯한 인수단은 미매각 물량을 떠안아야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EB 발행 흥행에 실패한 한화건설이 재차 시장에서 자금조달에 나설 경우 시장의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조건을 따져봐야겠지만 건설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시각이 여전이 남아있는 점 또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