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5000억 신종자본증권 놓고 갈리는 '투심'
입력 2017.03.20 07:00|수정 2017.03.21 09:25
    기관투자자, 투자의사 갈려
    연기금 “매력적인 상품”
    은행 “리스크 부담 돼”
    •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을 놓고 ‘투심’이 갈리고 있다. 연기금에선 적극적인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는 반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꺼려하고 있다. 투자 리스크 한도의 차이가 투심의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은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선제적 자본확충을 위함이다. 예상금리는 5% 수준으로, 5년 이후 한화생명에 ‘콜옵션’이 있는 조건이다. 주관사는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맡고 있으며, 한화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오는 23일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이달 30일에 발행 할 계획이다.

      한 주관사단 관계자는 “기관들에서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라며 “현재까진 분위기가 좋아 발행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주요투자자는 연기금이 될 전망이다. 최소 5%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연기금으로선 매력적인 상품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해외투자 시 발생하는 환헤지 비용마저 없다는 점에서 요즘 보기 드문 투자 건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투자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라며 “다른 연기금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투자수요가 몰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은행들에선 투자를 꺼려하고 있다. 5년 동안 자금이 묶이는 데다 자칫 한화생명의 신용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은행 PB는 “상품 자체 만으로는 충분히 고객 수요를 모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은행 내부에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투자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관투자자마다 분위기가 다를 이유는 요구하는 리스크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들에게 3%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는 연기금으로선 리스크를 일부 떠 안더라도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반면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철저하고 예·수신 업무가 기반인 은행들은 굳이 투자에 나서려고 하지 않고 있다.

      한 기관투자자는 “연기금으로선 최근 트렌드인 해외부동산 투자 등 대체투자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은행들은 이 정도의 리스크도 크다고 판단 해 투자에 나서려고 하는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