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안진, '영업정지'에도 법인유지 총력...파트너십 유지 관건
입력 2017.03.22 07:00|수정 2017.03.22 07:00
    상장사 100여 곳 신규 영업정지 수준의 징계 예상
    딜로이트안진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 법인유지 총력
    조만간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예상
    •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관련 중징계가 예상되는 가운데 법인유지에 총력을 다한다는 전략이다. 일부에선 문을 닫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돼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인 만큼은 살리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 유지가 법인 존폐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감독당국의 딜로이트안진에 대한 제제 절차는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현재 12개월 부분 영업정지 수준의 징계가 예상된다.

      당초 상장사와 비상장사 모두를 포함해 약 1100여 곳의 신규 감사계약을 금지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감리위원회에서 12개월 부분 영업정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영업정지 범위를 상장사 신규계약에 한해서만 하는 방안으로 제재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상장사 100여 곳에 대해서만 감사계약이 금지된다. 큰 타격은 예상되지만, 폐업은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겠지만, 폐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2~3년간은 영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감사계약이 금지되는 규모가 100여곳으로 줄더라도, 이들이 상장사이다 보니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다른 피감사법인들도 딜로이트안진과의 계약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기존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딜로이트안진은 부분 영업정지 결정이 날 경우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쏟는다는 구상이다. 폐업에 이를 정도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질 경우 행정소송 등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의 중징계가 결정될 경우 감독당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더라도 법인유지를 위해 행정소송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관건은 글로벌 파트너인 딜로이트의 결정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에 문제가 생긴다면 징계수위가 낮아지더라도 기존 감사계약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와 제휴된 빅4 회계법인에서 감사 받는다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이름을 뗀 안진회계법인으론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딜로이트안진은 파트너십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지는 못하다. 여전히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에 물음표가 붙어 있다는 설명이다.

      딜로이트안진은 징계가 결정되면 관련해서 회사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향후 딜로이트와의 파트너십에 대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 시키기 위해 파트너십에 대한 딜로이트안진 고위관계자의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다음주 정도에 딜로이트 쪽 고위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라며 “딜로이트와 안진회계법인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언급되어 온 감사부문 분사는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감사부문 독립성 강화를 위해 분사를 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이를 두고 ‘꼬리 자르기’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분사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업계에선 감사부문 분사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 파트너는 “이런 상황에 감사부문 마저 분사할 경우 각 사업부문마다 각자도생의 길을 걸으면 조직자체가 와해될 우려가 있다”라며 “현재로선 감사부문 분사보다는 각 사업부문이 뭉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징계와 관련해 딜로이트안진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아직까지 징계와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라며 "회사의 비전에 대해 조만간 밝힐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