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ROE 두자릿수 목표...KB, 좋은 라이벌"
입력 2017.03.27 16:34|수정 2017.03.27 16:34
    “아시아 주요 은행과 격차 있어…10%대 ROE 목표할 것”
    은행·카드는 격차 벌리고 나머지 계열사는 특화영역 1위부터
    “KB금융 많이 따라와…1분기 실적에서 올해 영업체력 판가름”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금융그룹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최근 리딩뱅크를 두고 턱 밑까지 쫒아온 KB금융에 대해서는 '좋은 경쟁상대'라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27일 간담회를 열고 “회장으로서 2가지 의무는 성장동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와 신한문화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라며 “아시아 주요 은행처럼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목표로 하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 경영목표는 ▲조화로운 성장전략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현지화된 해외 진출) ▲디지털 신한 ▲신한문화의 발전적 계승 등 네 가지를 내세웠다.

      은행, 카드 등 시장 1위 사업자는 경쟁자와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한편 나머지 그룹사는 시장과 고객를 세분화해 핵심특화영역 1위를 달성하고 궁극적으로 시장 1위 사업자로 육성하기로 했다. 잠재 성장성이 큰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M&A, JV(조인트벤처), 지분투자 등도 조화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주요 확장 거점으로 삼았다.

      글로컬리제이션을 가속화해 아시아 금융벨트에서의 확고한 입지 구축은 물론 이미 진출한 지역에 대한 동반 진출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고객 경험개선, 상품·서비스 혁신, 영업·마케팅 디지털화, 사업운영 개선, 리스크 최적화, 혁신적 사업모델 구축 등 6가지 영역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조용병 회장은 KB금융지주와의 경쟁에 대해선 “리테일이 강한 KB금융이 지난해 신한금융을 많이 따라왔다”며 “신한금융 직원들의 영업력도 좋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신한사태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도 낙관적으로도 생각할 것 없이 미래 지향적으로 봐야 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음은 질의응답 전문.

      -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달성 목표를 말했는데 어떤 기준으로 달성하겠다는 것인지?

      “회장의 2가지 의무는 성장동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신한 문화를 어떻게 발전 시키느냐다. 아시아 주요 은행을 보면 ROE가 10% 근처다. 우리도 두 자릿수는 가야 한다고 보는데 쉽지는 않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식을 사줘야 주가가 오를텐데 그 부분도 한 지표가 될 것이다. 아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본다.”

      - 구체적인 그룹사 육성 방안은?

      “국내 12개 자회사 중 은행과 카드는 1위지만 나머지는 중위권이나 그 이하다. 1등 하는 곳은 격차를 벌리고 못하는 곳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비이자이익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의 문제인데 결국 자산운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은행의 DNA가 자본시장 쪽으로 갈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략적 비용절감도 중요하다.”

      - 비이자 이익 키우는 방안은 증권사 강화가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아니면 은행의 자본시장 진출이 적합하다고 보는지.

      “자산운용은 시스템과 사람이 보강이 안되면 사고가 난다. 은행의 DNA는 한계가 있는데 자산관리(WM) 쪽은 외부 인력도 많이 채용했다. 은행이 보수적이고 자산운용을 잘 모르다 보니 인력들이 안 오려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와보면 규모도 크고 대우도 괜찮다. 지주 차원에서 보면 어디 중심으로 가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자회사 별로 특성이 있으니 우선 순위 정하고 경쟁관계인 부분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 M&A 등 인오거닉(Inorganic) 성장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해외 진출 검토 중인 것이 있는지?

      “M&A 등은 국내외 공히 진행하겠지만 국내서는 마땅한 물건이 없다. 해외에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본다. 작년 작은 은행 M&A 두 건을 한 인도네시아가 기대된다. 일본이나 베트남도 그랬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사들이 여전사 등 손쉬운 진출을 하고 잇는데 나중엔 할 수 있는 사업에서 큰 차이가 날 것으로 본다. 은행 고객 기반을 비은행 그룹사가 공유하는 전략으로 나갈 것이다. 위기가 기회일 때가 있는데 시기를 놓치지 않게 준비하고 전사적으로 지원하겠다.”

      - 올해 KB금융과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KB금융이 지난해 많이 쫓아왔다. KB가 리테일이 가장 강하다. 과거 대손비용 관리 안되던 부분도 개선됐고 건전성도 따라왔다. 2800명 구조조정 하면서 효율성도 높아졌기 때문에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유가증권 염가 매수 차익 등 변수도 있을 것이다. 1분기 결과 나오면 서로의 영업 체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의 영업력이 받쳐주면 해볼만한 상대다. 좋은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

      - 신한사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근거와 사실에 의해 일을 해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한동우 전 회장도 언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판결에 대해선 이사회에도 보고는 했는데,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 부정적으로도 낙관적으로도 생각할 것 없이 미래 지향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 대우조선해양이 피플랜(P-Plan)으로 가면 선수금지급보증(RG)이 꽤 있는 신한금융도 손실이 있을텐데.

      “대우조선해양 관련 자산은 많이 현실화 돼 있고 관리 중이다. 위험이 노출될 만큼 됐다고 보고 있다. 대응은 하겠지만 개별 은행보다는 정부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관리할 문제다. 서로 협조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