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15년만에', 삼성重 '창사이래'…최저 신용등급 기록
입력 2017.04.03 09:29|수정 2017.04.03 09:29
    한기평, 현대重 ‘A-‘ 삼성重 ‘BBB+’로 하향 조정
    “일감 확보 우려로 사업 불확실성 커”
    • 대우조선해양 처리 문제와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절벽 문제로 조선업계에 경고등이 다시 켜진 가운데 한국기업평가가 조선사들에 대한 선제적인 등급 강등 조치에 나섰다.

      대상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빅2로 각각 한 단계씩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현대중공업은 15년만에 최저 신용등급을 기록했고, 삼성중공업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B급으로 떨어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국내 조선사들에 대한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A에서 A-로 강등됐고,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BBB+ 등급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A-로 BBB+로 하향조정됐다. 강등 배경은 같다. ▲조선 업황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주잔고 감소 ▲사업규모 축소에 따른 사업리스크 확대 ▲신규수주 부진에 따른 수익성 및 실적 변동성 확대 등이 반영됐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1990년대 이래 최저 수준의 신조발주를 기록했다. 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해양프로젝트 계약 취소 및 지연의 영향으로 2016년말 현대중공업의 수주잔고는 16조원에 못 미치고 삼성중공업 역시 9조원에 불과하다. 계약 이후 인도까지 2~3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수주잔고 회전율은 현대중공업은 1년 수준, 삼성중공업은 0.9년 수준으로 하락했다.

      한기평은 “2017년 인도 물량 비중이 높아 신규수주 부진이 지속될 경우 2018년 이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중공업은 공정부담 감소에 따라 2016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379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비영업용자산 매각 등에 힘입어 2016년말 부채비율은 114%로 하락했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1817억원의 영업손실로 전년 대비 손실 폭이 줄었고, 1조100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은 175%로 하락했다.

      하지만 선가 하락, 강재가격 상승,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악화된 영업환경의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이 A- 신용등급을 받은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5년만이다. 삼성중공업은 첫 B등급을 받으면서 창사 이래 최저 신용등급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아 당분간 신용도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기평은 “조선·해운 시황 침체 장기화로 신규수주 부진과 유가 회복 지연에 따른 해양 시추설비 인도 지연 등 선주사 리스크도 이어지면서 조선업의 사업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조선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지만 두 회사의 수주잔고 감소가 지속되면서 일감 확보 우려 가 커지고 있어 사업 불확실성 해소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실적 변동성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조선사 신용등급 하향 조정 분위기에 편승할 지도 관심이다. 현재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에 A(부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의 등급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모두에 A(부정적) 등급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