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 갈리는 국내전략, '철수'냐 '확장'이냐
입력 2017.04.05 07:00|수정 2017.04.06 10:32
    AIA생명, 법인으로 전환하며 확장 전략
    메트라이프는 철수설 계속 나와
    외국계 보험사 철수뿐만 아니라 확장전략도 관심
    • 외국계 보험사들의 철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간의 전략에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상당수 외국계보험사가 한국 시장을 떠난 상황에서 남아있는 회사들은 확장이냐 철수냐를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등 격변기에 외국계 보험사들간의 차별화도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AIA생명은 국내 진출 30년만에 지점체제에서 법인으로 전환한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본사의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현지에 맞는 영업과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지점으로 있으면서 감독당국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도 법인 전환의 한 이유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국내 사업을 키우겠다는 목적이 크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인수한 PCA생명의 경우 AIA생명도 인수합병(M&A)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점형태로 있다 보니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가 있어 M&A 나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점체제 보다는 법인화를 했을 경우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크다는 점이 법인화의 가장 큰 이유로 알고 있다”라며 “궁극적으론 국내사업 확장에 나서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반면 메트라이프의 철수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회사 측은 "한국 철수계획은 없다"라는 입장이나 최근 배당규모를 급격하게 늘리고 있어, 철수가능성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메트라이프는 2013년과 2014년 150억원을 배당했지만, 2015년에는 배당액을 550억원으로 늘렸다. 배당성향도 2013년 26%에서 2015년 80%로 늘었다. 다른 외국계 보험사들의 2015년 배당성향은 푸르덴셜생명 56%, 라이나생명 32%, AIA생명 33%에 그쳤다.

    •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메트라이프가 배당규모 및 배당성향을 늘리면서 철수를 위한 움직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라며 “더 이상 국내 사업확장에 대한 의지가 없다 보니 철수 전 이익을 배당을 통해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가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의 움직임은 없다. 매해 15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데다, 배당규모도 700억원 수준으로 외국계사 중에서는 가장 크다.

      전문 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생명보험업계 가장 큰 이슈인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국내 사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험업계 변화에 따른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높다.

      이 관계자는 “IFRS17 도입을 계기로 국내사 뿐만 아니라 외국계사들의 지형도에 변화가 예상된다”라며 “철수 뿐만 아니라 국내사업 확장도 눈 여겨 볼 부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