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10년 후 금리가산'으로 승부수
입력 2017.04.06 09:25|수정 2017.04.06 09:25
    10년 후 1~1.5%p 금리 가산 조항 삽입
    2047년까지 최대 6%대 초반 이자 제공 상품 된다
    급락한 RBC비율 우려…투자자에 '당근' 제공
    • 한화생명보험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앞두고 '금리가산'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채권을 조기상환하지 않고 발행 10년차가 되면 1%에서 최대 1.5% 안팎(예상치)의 금리를 얹어주겠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6일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수요예측을 앞두고 금리 규정을 조정했다. 기본 금리는 국고채 5년 개별 민간평균금리(민평금리)에 최대 2.6~3.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현 금리 기준 발행금리는 4.4~4.8%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처음인데다, 투자자 풀(pool)이 좁아 그간 금융시장에서는 5000억원 전액을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한화생명도 시장 수요조사(테핑)과정에서 투자 수요 부분을 면밀하게 검토했다.

      검토 후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 꺼내든 카드가 금리 가산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에는 5년 후 한화생명이 조기매도청구권(콜옵션;call-option)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다. 투자자는 어떤 경우에도 2047년 만기까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

      만약 한화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채권이 발행 10년차를 맞이하면 가산 금리가 붙게 된다. 가산금리는 '1%' 혹은 '발행금리에서 국고채 5년물 민평금리를 뺀 값의 50%' 중 더 높은 금리다. 현 금리 기준 최대 1.5%포인트 안팎까지 가산금리가 붙게 된다.

      가산금리가 붙으면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은 적어도 5%대 중후반, 많으면 6%대 초반의 금리를 2047년까지 제공하는 상품이 된다.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은 여러 위험요소가 있다. 일반적인 파산위험을 제외하고도 보험사만의 특수한 예외규정이 있어서다. 만약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이자 지급이 정지된다. 콜옵션 행사 시기에 RBC비율이 150% 미만이라면 콜옵션도 행사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전 분기 말 대비 80%포인트 이상 하락한 198.7%다. 가산금리 조건은 이런 투자위험 때문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당근인 셈이다.

      수요예측이 미달될 경우를 대비해 잔여 물량의 처분에 대한 조건도 정교하게 만들었다. 만약 수요예측 청약 물량이 발행 총액보다 적을 경우, 나머지 물량에 대해서는 이달 13일로 예정된 청약일까지 다른 기관·일반투자자에게 청약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단 기관에 먼저 청약을 받고, 그래도 물량이 남으면 일반투자자에게 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배정단위가 50억원이라 개인이 단독으로 물량을 배정받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정 후에도 미청약 물량이 남으면 미래에셋대우·KB증권 등 인수단이 자기계산으로 최종 인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