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지기 늦은 지방銀, 부동산경기 변동 우려 커졌다
입력 2017.04.27 18:11|수정 2017.04.27 18:12
    지방銀, 업황 부진기 위험 여신 관리 늦어
    건설·PF 비중 높아 부동산경기 변동 영향 커
    시중은행과 경쟁력·건전성 격차도 커져
    • 지방은행들은 국내 경기 침체 시기에 위험 여신관리가 시중은행에 비해 늦게 이뤄졌고 고위험 업종 여신 축소도 원활하지 않았다. 특히 건설과 프로젝트파인낸싱(PF) 여신이 많아 부동산경기에 따라 건전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한국신용평가는 지역경기 부진에 따른 지방은행 대응력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한신평은 지방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부실 증가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내다 봤다.

      지방은행은 기업여신에 대한 거점지역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집중도가 높은 만큼 자산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방은행들의 주요 거점 지역인 경북, 경남, 부산, 광주, 전북 등은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지방은행의 업종관련 자산건전성 위험성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업 관련 부실증가 우려는 여전하고 그 외 전자부품, 기계장비 등 연관 산업으로 구조조정 대상업종이 확대되는 점도 모니터링 요소로 꼽았다.

      고위험업종 중에선 철강(2조4050억원), 조선(2조2580억원), 해운(6490억원)에 비해 건설(3조6800억원)과 PF(4조9780억원) 부문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별로는 부산은행(6조8900억원)의 고위험업종 익스포저가 가장 많았고 경남은행(4조1340억원), 광주은행(1조6070억원), 전북은행(1조230억원)이 뒤를 이었다. 모두 건설과 PF 부문 여신규모가 컸다.

      위지원 한신평 연구원은 “지방은행의 부동산 PF 여신 규모는 단기간 내 급격히 성장했고 투자등급 이상 시공사의 지급보증 비중도 미미하다”며 “대출의 기반이 되는 담보가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부동산경기를 지방은행의 자산건전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과 시중은행 간 영업경쟁력과 자산건전성 격차도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업황 부진기 대응이 늦었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는 2012년부터 업황 부진기에 진입해 2015년 이후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2012년부터 뚜렷한 기업여신 축소 기조를 보인 반면 지방은행은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대조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고위험업종에서 두드러졌다. 시중은행들은 2011년 20.1%에 달하던 고위험업종 여신 비중을 작년 11.6%까지 낮춘 반면, 지방은행들은 22%에서 20.5%로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담보정책도 엇갈렸다. 시중은행은 담보물의 보증 금액을 넘는 구간을 뜻하는 부분신용의 비중을 큰 폭으로 줄였다. 2011년 대기업의 부분신용 비중은 55.8%에서 지난해 22.3%로 낮아졌다. 지방은행들은 같은 기간 40.8%에서 41.1%로 오히려 늘어났다.

      한신평은 이러한 요인으로 시중은행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우량차주 비중이 늘었으나 대응이 늦었던 지방은행은 모두 감소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