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채권매각 나선 동양생명…여전한 '안갯속 행보'
입력 2017.05.31 07:00|수정 2017.05.31 07:00
    1분기 채권매각이익 전년동기 대비 300% 이상 증가
    증권사 연구원 “회사전략과 시장환경이 상치”
    투자 위험요소 중 하나로 불확실한 전략 거론
    • 동양생명이 1분기 대규모 채권 매각에 나서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주주가 바뀐 이후 저축성보험 판매 확대에 이어 대규모 채권매각까지 나서자 전략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진 회사측이 밝힌 뚜렷한 계획은 없다. 시장에선 예측 불확실성을 가장 큰 투자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1분기 순이익 115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68%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일시납 저축성 보험 판매 감소에 따른 비차이익 축소를 채권 매각이익으로 메웠다. 1분기 채권매각 이익은 12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2% 증가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시납 보험 판매 둔화에 따른 사업비차익 감소를 채권 매각이익으로 상쇄했으며, 투자수익률 제고로 RBC비율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을 비롯해 상당수 생명보험사들이 1분기 채권매각에 나서기는 했으나, 동양생명은 규모 면에서 눈에 띄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급격하게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채권 비중이 47%에 이르렀으나, 올해 1분기에는 39.5%로 줄었다.. 반면 8.8%에 그쳤던 외화유가증권비중(신종, 기타유가증권 포함)은 22.3%로 크게 늘었다. 업계 전체적으로 외화유가증권을 비중을 늘리는 추세이기는 하나 속도 면에서 타 사 대비 빠르다.

    • 지난해엔 상대적으로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기반으로 일시납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중국의 안방보험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 1991억원에 이르던 일시납 보험 규모가 지난해에는 2조50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대부분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추세와 반대 행보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내세워 시중의 자금을 끌어들인다는 의혹이 있었다”라며 “안방보험의 ‘먹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대주주인 안방보험은 올해 1분기 동양생명 증자에 참여하며 다소 불식됐다. 최근에는 최대 5~10조원가량 국내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말들도 나오지만 공식적으론 확인돼진 않고 있다.

      업계에선 동양생명 행보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분석한다. 외국계 보험사뿐만 아니라 국내 보험사와도 판이하게 다른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키움증권의 김 연구원은 “중장기 안정적 성장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라며 “회사전략과 변화하는 환경이 상치하는 국면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안방보험 인력이 동양생명 감사에 나오는 등 경영참여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알리안츠생명과의 합병 가능성 등 향후 회사의  전략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의 지배구조가 여전히 베일에 쌓여 있는 등 대주주를 포함한 회사에 대한 정보가 시장에 많지 않다”라며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지에 분명한 청사진이 나오기 전까진 전략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