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證 1분기 순익 전기比 3배 늘었다...'채권·ELS 덕분에'
입력 2017.06.05 09:10|수정 2017.06.05 09:34
    채권 7800억원·파생 1조6800억원 이익 증가
    분기 ROE 2%...채권 보유량 181조원으로 확대
    •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총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4분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 추세가 완화되고 3월부터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며 채권관련 이익이 폭증하고, ELS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선 게 핵심 배경이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3곳의 1분기 총 순이익은 975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3260억원 대비 6495억원, 199.3% 늘어난 것이다. 이는 2010년 이후 분기 실적 기준으로는 2015년 1·2분기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이익 증가의 핵심은 채권관련 이익이었다. 채권관련 이익은 7775억원으로 전분기 25억원 대비 7750억원 증가했다.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실망감과 국내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국고채 10년물 등 주요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다 3월부턴 하락세를 보이며 대규모 처분·평가 이익이 생겼다.

      여기에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 등 ELS 관련 주요 지수가 강세를 보이며 파생관련 이익도 크게 늘었다. 파생관련 이익은 936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6852억원이나 늘었다. 지수가 상승하며 조기상환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거래·평가이익도 급증한 것이다.

      1분기 증시가 전년 대비 활성화되며 수탁수수료도 늘어났지만, 전분기 대비 701억원, 8.6% 늘어나는 수준이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분기 2.0%를 기록했다. 전분기 0.6%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연환산으로는 8.0%에 달한다.

      채권 부문의 이익이 늘며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량도 확대됐다. 1분기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18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말 177조2000억원 대비 2.6% 늘어났다. 당초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지며 올해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량이 점차 줄어들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금리가 시장의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이며 채권 보유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전체 증권사의 평균 순자본비율은 561.2%로 집계됐다. 전분기 560.2% 대비 소폭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향후 미국 금리 추가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 유동성 악화 등에 대한 증권사 대응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