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숨 고르기…자산 매각·신사업 인수 '일단 멈춤'
입력 2017.06.22 07:10|수정 2017.06.22 07:10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 향방 주시
    지주사 전환·자회사 지분 화두로
    • 한때 활발하던 국내 주요 기업들의 '자산·계열사 매각'이나 '신사업 인수' 시도가 모두 주춤한 모양새다. MBK파트너스에 모던하우스를 매각한 이랜드그룹이나 LS오토모티브 지분 매각을 시도 중인 LS그룹 정도가 이름을 내비치고 있을 뿐이다.

      지난 수년간 투자은행(IB) 시장을 뒤흔들던 재계 상위권의 사업부 조정은 잠잠해졌다. 인수·합병(M&A) 시장을 좌우했던 삼성그룹은 오너 이슈가 불거진 이후로는 조용하다. 삼성의 분위기를 따라가듯 10대 그룹에 속한 다른 기업들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올 상반기 단행된 자산·계열사 매각이나 신사업 인수는 상당수 사모펀드(PEF)의 그로쓰캐피탈 투자나 중견기업 인수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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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주춤한 데는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 가시화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재계 내 분위기 때문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지주사 요건·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규제들이다. 이를 비롯한 각종 규제를 불확실성이 해소돼야만 사업부 조정과 연관된 다양한 안들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는 일찌감치 칼을 빼들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됐던 그룹 계열사의 지분 정리도 함께 진행한다. 오너가(家)가 보유 중인 그룹 IT 계열사 '유니컨버스'의 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엔 그나마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SK·CJ그룹 등이 대기업들이 진행 중인 M&A 건들을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자금조달 움직임이 자본시장의 유일한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이슈는 하반기 대기업 자금조달 시장에서 주요화두가 될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에 시동을 건 그룹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의 자회사 보유 지분 요건 강화로 추가 지분 매입에 대비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 방향이 확정되면 우량 기업들의 다양한 자금조달이 예상된다. 회사채 발행이나 비핵심 자산 처분 등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