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한PE, 김희송 대표에 주어진 과제는?
입력 2017.07.17 07:00|수정 2017.07.18 09:39
    김희송 신한생명 CRO, 신한PE 새 대표로
    신한금융, 신한PE 살리기 포석
    프로젝트펀드 조성·조직문화 변화 등 신한PE 과제 많아
    • 한때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평가 받던 신한프라이빗에쿼티(PE)가 새 선장을 맞이했다.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신한PE 앞에 놓인 길이 순탄치 않고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 김현송 대표

      그간 신한PE 대표는 이진용 초대 사장부터 양기석, 김종규 사장에 이르기까지 IB 출신 외부 인사가 맡아 왔다. 이번 인사 전엔 새 대표에내부승진이 유력하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고,  거꾸로 과거 투자은행(IB)에 오래 근무하던 이들 또는 은행 내 은퇴를 앞둔 후세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다. .

      하지만 신한금융지주는 6월말 김희송 신한생명 최고리스크관리자(CRO)를 전격 신한PE의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신한생명 CRO에 올랐는데, 통상 CRO는 2년의 임기를 보장 받는다는 점에서 후보 물망에도 오르지 못했다. 김 대표 스스로도 후보로 오른 사실을 불과 얼마전 알았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PE는 과거 국민연금 출자 단골 운용사로 꼽히고 은행을 배경으로 대규모 거래에도 수시로 참여하는 주요 PEF 운용사였다. 그러나 에버다임 등 몇 건의 투자를 제외하고는 성과가 부진했고 전주페이퍼 투자회수에 애를 먹어왔다. 스틱인베스트먼트로의 피인수 또는 합병이 검토될 정도였다. 최근 몇년간은 블라인드 펀드도 만들지 못하고 핵심인력들이 빠져나가면서 조직 유지에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 정도였다.

      최근 독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승승장구하고 여기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신한금융은 PE사업 재건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송 대표가 은행과 생명보험을 거친 정통 '신한맨'으로서 그룹과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갖췄다는 점, 그리고 신한금융 내에서는 투자부문에서는 '에이스'라는 평을 받아온 점이 이유로 거론된다. 신한생명 IB 시절 닦은 해외 및 대체투자 노하우도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PE는 은행 및 계열사들이 좋은 투자 건에 함께 참여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며 “김 대표가 그룹과의 소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그럼에도 불구, 신한PE의 갈 길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의 투자실적(트랙레코드)으론 신한PE는 블라인드펀드 결성이 쉽지 않다. 그나마 기대를 모았던 국민연금 공동투자(Co-investment) 펀드 운용사 선정에서도 낙마했다.

      조직 유지를 위해선 좋은 투자처를 발굴하고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투자하는 방법이 불가피하다. 바이아웃을 전문으로 하는 경영참여형 펀드 이외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도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신한은행이 핵심출자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한편, 은행과 함께 구조를 마련하는 거래도 예상된다. 과거 신한BNP파리바 운용이 이런 거래에 자주 등장했는데 이 물량이 이제 신한PE로도 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신한PE는 당분간 신한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받고 실력있는 독립계 PEF 운용사와 공동운용(Co-GP)하는 평태의 프로젝트 성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전주페이퍼 매각이다. 우여곡절 끝에 펀드만기 연장엔 성공했으나 턴어라운드를 거쳐 성공적인 매각이 필수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재무부담 완화가 늦어진 점을 반영해 회사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내렸다.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바이오메스 열병합 발전의 성과가 매각성공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근본적으론 은행계PE로서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 또 은행계 PE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전문성 부족, 보수적인 투자, 낙하산 인사 등 PE 업계와 이질적인 문화를 해소해야 한다. 우수인력을 끌어 모으고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김 대표에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다. 현재 내부충원과 함께 실무단을 이끌 외부인사 영입도 예고되고 있다.

      다른 PE업계 관계자는 “신한PE에서 근무하다 다시금 은행으로 돌아가는 등 PE에 적합하지 않은 인력운용 사례가 많았다”며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인력운용과 보수체계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