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 5000억 BW 투자매력은? 주가는 '지지부진'
입력 2017.07.28 07:00|수정 2017.07.28 07:00
    27~28일 양일간 3480억 일반청약 진행
    앞서 진행된 구주주 청약 '부진'
    금리 매력 높지 않고 주가 지지부진 일반청약 걸림돌
    • 두산인프라코어가 ‘역대 최대공모 BW’ 일반청약에 나선다. 먼저 실시한 구주주 청약 결과만 놓고 보면 흥행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주주가치 희석 ▲재무구조 변화 ▲실적전망에 따른 일반 투자자들의 판단에 따라 발행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7~28일 양일간 5000억원 규모의 BW발행 일반청약에 나선다. 지난 24~25일에 진행된 구주주청약에 1520억원이 들어와, 남은 3480억원이 일반투자자 공모에 배정됐다.

      이번 BW는 만기 5년에 3년 후 조기상환이 가능하며, 표면금리 2%, 만기금리 4.75%를 제시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8030원으로 주가가 하락할 경우 행사가격의 80%까지 가격재조정(리픽싱)이 가능하다.

      앞서 실시된 구주주청약 분위기는 기대 이하였다. 구주주의 30%만이 청약에 참여했으며 그나마도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물량이 580억원에 이르렀다. 대주주를 제외한 타 주주의 청약 규모는 940억원에 그친 셈이다. 투자해 봤자 ‘먹을 것이 많지 않다’라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란 분석이다.

      우선 금리 매력이 높지 않다. 지난 3월 공모 흥행에 참패한 두산건설의 1500억원 BW는 표면금리 2.5%, 만기금리 5.5%를 제시했다. 두산건설(BB+)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두산인프라코어로선 이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긴 힘든 상황이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다.

      현재의 주가 수준을 감안했을 때 신주인수권의 매력도 높지 않다. 26일 종가는 8090원으로 신주인수권 행사가격보다 불과 60원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주가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보니 차익거래(아비트리지)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물론 리픽싱을 통해 주가 하락 리스크에 어느정도 대비할 수 있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최대 6420원까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중산술평균 주가가 8030원 이하로 떨어져야 리픽싱 조건이 발동하기 때문에, 신주인수권 행사나 매매로 수익을 얻으려면 주가 반등이 필수적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점이 발행 목적이다. 이번 BW의 발행목적이 '빚을 빚으로 갚는다'란 점에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5억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3억달러 외화표시 채권과 이번 BW발행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부채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자본은 줄고 부채는 늘어난다는 점에서 회사 가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앞서 올 상반기 조 단위 청약금을 끌어모으며 BW 발행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의 경우, 가스터빈 등 연구개발(R&D) 투자가 목적이었다. 반면 흥행에 참패한 두산건설 BW는 '운영자금' 용도였다. 앞서 발행한 채권의 조기상환 청구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성이 강하게 눈에 띄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시선도 따뜻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주인수권이 행사될 경우 영구채의 부채화 효과는 상쇄될 수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주주가치 희석은 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실적이 다소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2분기 실적은 연결 영업이익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두산밥캣은 중국시장에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시장 기대를 30% 상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두산인프라코어 주가전망에 따라 일반청약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구주주 청약 결과만 놓고 보면 일반 투자자들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전망을 높게 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이번 일반 청약에도 300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5000억원 중 최대 880억원을 그룹에서 책임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