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리포트, 여전히 목표주가 제각각…'괴리율 공시제'로 바뀔까
입력 2017.07.31 07:00|수정 2017.08.03 12:26
    오는 9월, 목표주가-실제주가 괴리율 공시제 시행
    목표주가 정확성 파악 용이해져
    목표주가 잦은 변경, 중립 리포트 많아질 거란 예상
    애널리스트 "리포트 유료화 검토해야"
    •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7일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를 40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는 29만원 선으로 앞으로 10만원은 더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매출액은 추정치와 컨센서스를 각각 8%, 7%를 하회했음에도 단기 수익 안정성보다 장기 성장성에 초점을 둘 시기란 점을 들어 기존 40만원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KB증권이 26일 제시한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는 28만원이다. 중국 법인 매출액 성장률이 4%로 둔화된데다, 홍콩 법인 매출도 사드 영향으로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보수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이전보다 7% 낮게 잡았다.

      이처럼 한 회사를 두고 증권사마다 목표주가가 갈리는 일이 그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앞으론 목표주가 예측이 얼마나 정확했는지 파악이 용이해진다. 오는 9월부터 증권사 목표주가-실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괴리율은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일정 기간 후 실제주가의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한 것으로 앞으로 애널리스트는 기업분석 보고서에 이를 반드시 적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사는 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해 매수 위주의 보고서만 내놓고 목표주가도 높게 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받아 왔다"라며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괴리율 공시 도입이 목표주가 뻥튀기 관행을 일부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선 목표주가의 정확성을 판단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센터도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과거와 같이 현실과 동떨어진 리포트를 내기는 힘들어 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증권사들은 리서치 내 심의위원회 설치에 나서고 있다. 심의위원회는 ▲리스트 대상종목 편입과 제외 ▲투자등급의 변경 ▲회사가 정한 일정 비율 이상의 목표주가 또는 추정실적 변경 ▲괴리율 수준의 적정성 등을 살피게 되며 이를 기록에 남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아무래도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이전보다 부담이 되긴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괴리율 공시제가 목표주가의 잦은 변동과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목표주가는 6개월 후의 주가를 예상해 추정한다. 괴리율 공시제가 시행되면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 목표주가를 자주 변동할 유인이 커진다. 이 경우 증권사 리포트 목표주가가 실제주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측면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목표주가 변경을 위해 이전보다 리포트 발행 건수가 늘 수 있다”라며 “당장 매도 리포트가 늘기보다는 중립 리포트가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기회에 리포트 유료화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정 수익 모델이 없는 리서치센터의 특성상 독립적인 의견을 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해외처럼 증권사 리포트 유료화를 통한 양질의 리포트 생산이 괴리율 공시제 시행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애널리스트의 사회적 책임만을 강조하지 말고, 협회나 정부 차원에서 애널리스트의 독립성을 확보할 장치를 마련하는 게 더욱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