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알리안츠생명 다시 매물로 나오나
입력 2017.08.01 16:55|수정 2017.08.03 12:28
    중국 당국, 해외자산 매각 명령 정황
    안방보험은 "그런 사실 없다" 공식 부인
    • 중국 규제당국이 안방보험그룹의 해외자산을 매각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똥’이 국내로 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방보험그룹의 해외자산 중엔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그리고 이들을 통해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도 포함돼있다.

      안방보험그룹은 해외자산 매각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중국 당국이 해외 투자 비중이 높은 자국 내 대기업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는 건 사실인만큼, 동양생명 등 국내 자산에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1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보험 규제 당국은 최근 안방보험그룹을 상대로 해외 자산을 처분한 뒤 수익을 본국으로 가져올 것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방그룹은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등을 비롯해 해외 기업과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자국 기업의 해외 투자를 견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완다그룹이 엔터테인먼트 회사 딕클라크 인수를 철회했고, 안방보험 역시 스타우드호텔앤리조트 인수를 중도 포기했다. 중국 당국이 은행 등 이들의 '돈줄'을 통제하고 자금의 해외 반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해외 자산의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완다그룹은 최근 해외 호텔 및 테마파크를 매각해 부채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궈광창 푸싱그룹 회장은 해외 투자의 목적에 대해 '고국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안방보험그룹 역시 중국 정부의 사정권 내에 포함돼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안방보험그룹을 이끌어온 우샤오우휘 회장은 지난 6월 회장직에서 돌연 사퇴했다. 우 회장은 사퇴 직전 부패 혐의로 중국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방보험그룹은 그간 주로 미국·유럽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해왔다. 아시아에서는 국내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동양생명보험과 ABL보험 인수 및 유상증자에 2조원을 투입했다.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은행 지분 4%를 인수하기도 했다.

      해외자산 환수가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면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 역시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투자 수익을 본국으로 환송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분만 예외를 인정받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안방보험그룹은 중국 정부의 매각 압력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안방보험그룹 국내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중국정부에서 해외자산 매각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국내 자산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