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벗어난 SK증권, PE 분사 검토 본격화
입력 2017.08.25 07:00|수정 2017.08.28 09:08
    SK PE, 그룹 사정 때문에 투자·운용 제약 많아
    케이프證 인수 결정 후 PE 분사 검토 본격화
    분사 시 PEF 독자 운용 가능…수익 증가 기대
    • 케이프투자증권을 새 주인으로 맞은 SK증권이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SK PE는 그 동안엔 SK그룹 사정 때문에 사모펀드(PEF) 운용에 제약이 많았지만 별도 회사가 된다면 보다 적극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사모펀드(PEF)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PE 부문 분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분사 시기는 연말 혹은 내년 초를 목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 법인 설립은 SK증권 PE 부문의 숙원으로 오래 전부터 그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모회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SK㈜는 금융 자회사를 지배할 수 없었고, 매각 대상인 SK증권이 PE 부문을 분사해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안도 추진하기 어려웠다. PEF 역시 SK증권의 자회사로 잡히지 않도록 다른 회사와 공동운용(Co-GP)할 수밖에 없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SK증권의 새 주인으로 결정되며 PE 부문 분사 길이 열렸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 PE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인수 조건으로 PE 부문 분사를 보장했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아직 거래가 완료되기 전이지만 케이프투자증권과 SK PE는 엘칸토에 공동 투자하는 등 협조하는 모습이다.

      SK증권 PE 부문이 별도 법인으로 설립되면 보다 적극적인 투자 집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엔 Co-GP 형태로 PEF를 운용했기 때문에 경영권거래(바이아웃)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고, 좋은 투자 건도 다른 회사에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립 운용 시 위험성은 늘지만 PEF 관리보수를 독식하기 때문에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SK증권 인수 후에도 현 경영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PE 법인도 신설된다면 현재 조직을 이끌고 있는 유시화 전무가 수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유시화 전무는 초창기부터 SK PE를 이끌었고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성과도 좋았다”며 “SK그룹 시절에도 PE 부문이 독립한다면 대표가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고 말했다.

      SK증권 PE는 현재 약 2조5000억원인 운용자산(AUM) 규모를 분사 후 최대한 빨리 3조원대로 안착시킨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에스케이에스세컨더리 PEF(2040억원, 2016년 결성)나 다음달 결성 완료할 국민연금 공동투자 PEF(2500억원 예정) 등 주요 PEF는 팀 별로 전담시켜 투자 전문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SK PE는 올 상반기 중 일부 인력의 이탈이 있었다. 앞으로 증권에 얽매이지 않는 독자적 성과보수 체계가 마련된다면 보다 효과적인 인력 관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해 JW생명과학으로 좋은 회수 성과를 거뒀는데 앞으로도 바이오 등 산업 전문 인력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