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의존도 높은 건설사들, 수익성 '압박' 본격화 전망
입력 2017.09.11 07:00|수정 2017.09.12 09:58
    NICE신평 "8.2부동산 대책 후 투기 수요 위축"
    대형 건설사 대부분 주택 의존도 50% 육박
    건설 업황 '부정적'…주택 비중·분양 물량에 8.2대책 영향 차별화
    • 정부가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간 경기의 호황을 맞아 주택부문 비중을 늘려온 대형 건설사들 중 주택 의존도가 높고 미리 확보해 놓은 분양 물량이 적을 회사일수록 받는 영향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NICE신용평가는 정부의 '8.2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전반적인 주택 수요가 당분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공급은 2019년 상반기까지 수도권과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최근 10년 평균 입주물량을 웃도는 수준을 지속하겠지만 2019년 하반기부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형 건설사들이 추가 정부 정책 발표에 대응하고 시장 변화 추이를 살피기 위해 신규분양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이 불투명해지면서 호황을 맞았던 재건축 시장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신규분양 감소는 중기적으로 대형건설사들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NICE신용평가는 "중기적으론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 감소로 매출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며 "개별 프로젝트의 채산성 하락, 금리인상, 분양실적 저하에 따른 간접비 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영업수익성도 저하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은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빠르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 하반기 이후 공급과잉 지역의 분양물량이 많은 회사를 중심으로 현금흐름이 둔화할 전망이다. 대출규제에 따른 계약자의 중도금 자체 조달 부담 증가도 궁극적으로 건설회사에 전가돼 선 투입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 2017년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채권 회전율은 낮아지며 운전자금 회수가 둔화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 주택과 건축부문에서 나타난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을 제외한 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 등 상위 10개 대형건설사의 운전자금 회수 금액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롯데건설과 SK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은 선 투입으로 인한 마이너스(-) 운전자금 회수를 기록했고 포스코건설은 이중 가장 큰 폭의 운전자금 회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주택시장의 부정적인 업황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주택과 건축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사업 대응력도 차별화 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최근까지 대형 건설사의 영업이익 및 현금흐름에서 주택과 건축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대형건설사들의 주택부문 매출 의존도는 절반을 훌쩍 넘는 상태다. 롯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대부분의 매출이 주택부문에서 발행하고 있다. 해외부문의 실적이 여전히 부진하고 정부의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축소됨에 대형건설사들의 주택과 건축부문의 의존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NICE신용평가는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불확실성으로 조합의 추가분담금 문제가 불거지면 건설회사의 시공마진이 낮아지고 사업성 저하로 추가 재건축 추진 속도도 둔화될 수 있다"며 "주택전문건설회사들은 첫 전매제한 시행과 투기수요 감소로 영업실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 지난 2009년 수많은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워크아웃과 부도를 경험했다. 집값 상승 및 주택시장 회복을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차입금 감축(디레버리지)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주택부문만을 주력으로 하는 건설회사들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5~2016년 주택사업을 확대할 때에도 레버리지 관리를 병행해 왔다. 이와 달리 대형 건설사들은 대규모 해외부문 손실 및 자금부담으로 인해 재무여력이 2009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주택과 건축부문에서 발생하던 수익을 대체할 수익원이 모호하다는 점은 재무적 대응력을 확보해야 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건설회사들의 사업적·재무적 실적 차별화는 2018년 이후 본격화되고 신용등급 변동도 이 시기에 반영될 전망이다"라며 ▲기 진행 프로젝트로부터의 현금흐름과 ▲신규 프로젝트의 분양실적 ▲2017년 하반기 이후 분양계획 ▲재무적 융통성 확보 계획 ▲계열지원 추이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