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한국 위상…TPG아시아, 서울서 내년 주주총회 개최
입력 2017.10.12 07:00|수정 2017.10.11 15:34
    TPG, 서울 사무소 내고 첫 한국 내 주주총회까지
    중요성 커진 한국서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성과
    •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캐피탈 아시아 본부가 내년 주주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PG 아시아는 최근 이메일을 통해 내년 주주총회(Annual Investor Meeting)를 서울에서 열겠다고 주요 출자자(LP)들에 알렸다. 한국서 열리는 TPG의 첫 주주총회다. 3월 중순 개최할 예정이며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 행사 개최는 달라진 한국 시장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TPG는 세계적으로도 손 꼽히는 PEF 운용사지만 유독 한국에선 별다른 투자 성과가 없었다. 중국(Lenovo, IVY Education), 인도(AGS) 등 큰 시장은 물론 필리핀(8990 Honldings), 미얀마(APOLLO TOWERS), 인도네시아(BFI FINANCE), 베트남(FPT) 등 신흥 국가에 비해서도 관심을 끌지 못했다. TPG가 주주로 나섰던 론스타가 외환은행 먹튀 구설에 오른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TPG는 지난해부터 5조원대 아시아 7호 펀드 결성을 추진하면서, 기존 투자 거점 외에 한국 시장의 중요성도 높이 치기 시작했다.

      이상훈 전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 대표를 한국 대표로 영입했고, MSPE에서 함께 일하던 윤신원 전무도 합류했다. 서울 사무소는 강남 파르나스타워에 열었다. 두 사람은 5000억원 규모 카카오모빌리티 투자를 총괄해 성사시키며 눈길을 모았고, TPG 아시아 내 입지도 강해졌다.

      TPG의 한 LP 관계자는 “TPG는 그 동안 한국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대형 펀드를 꾸리며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성장성 높은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성공에 고무돼 있어 더 적극적으로 한국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서울에서 열릴 주주총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주최하지만 대형 행사인 만큼 TPG 글로벌의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TPG의 공동 CEO이자 공동창립자인 짐 콜터(Jim Coulter)도 매번 행사에 참석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TPG의 주주총회는 단순한 투자자 모임 성격을 넘어 개최 국가의 문화를 알리는 장으로서 역할도 해왔다.

      지난해는 싱가폴에서 주주총회가 열렸는데 한 국립 박물관 내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행사를 진행했다. 연회 외에도 박물관이 소장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자리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P관계자는 “이상훈 대표가 첫 한국 행사를 어떻게 꾸릴 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