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거지는 '코넥스 무용론'...차기 이사장의 선택은?
입력 2017.10.12 07:00|수정 2017.10.11 16:00
    전 정권 유물인 코넥스 시장 어떻게 끌고 갈지 관심사
    거래량 거의 없다시피해 무용론에 힘 실려
    • 한국거래소의 새로운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앞으로 어떤 정책이 나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넥스(KONEX)의 경우 '시장'이라는 기능이 미약해 '무용론'까지 대두하고 있다.

      코넥스 시장 자체가 '창조경제'를 앞세운 전 정권의 물리적 성과 중 하나인만큼, 새로 지휘봉을 쥐게 될 차기 거래소 이사장이 누가 됐든 손을 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정지원 한국금융증권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이사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24일 면접심사를 실시한 후 이달 말 주주총회를 거쳐 새로운 이사장을 확정하게 된다.

      그간 거래소 이사장이 누가 오느냐에 따라 상장 정책이 크게 변했다. 전임인 최경수 이사장은 상장 활성화를 기치로 상장 건수 위주의 정책을 폈다. 여기에다 거래소 지주사 전환도 당면과제로 추진했다. 하지만 정찬우 현 이사장이 오면서 이전의 정책은 사실상 폐기 됐다.

      정 이사장은 그동안 상장유치를 담당하던 팀을 모두 없애고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담당하던 테스크포스(TF)팀을 해체했다. 과거 최 이사장이 ‘양’에 치중했다면 정 이사장은 ‘질’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정반대로 튼 것이다.

      새로운 이사장이 선임 될 경우 이전보다 더 큰 수준의 변화가 예상된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첫 거래소 이사장 선임인 데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벤처기업 활성화에 있어 거래소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거론되는 이슈는 과연 이전 정권의 산물인 코넥스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까다. 코넥스 시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만들어져 박근혜 정권의 ‘창조경제’ 활성화의 ‘마중물’로 육성됐다. 이를 위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투자 기회를 열어주고, 코스닥 이전을 위한 기술특례 상장 요건도 완화해줬다.

      출범 4년 차에 접어들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거래 규모는 일평균 15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거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장외 제3시장인 K-OTC보다 일일 거래규모가 적을 때도 많다. 출범 당시 20여 개 수준이었던 상장기업 수는 150개로 7배 늘고, 시가총액도 4조원을 넘어서면서 출범 당시보다 10배 가까이 커졌음에도 '시장'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효성이 떨어지다 보니 코넥스로 진입하는 기업들도 줄어들고 있다. 2013년 이후 50여 개 회사가 코넥스 상장을 했지만, 올해에는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회사가 10여 개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담당자는 “코넥스 상장을 한다고 하더라도 코스닥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모든 심사과정을 그대로 거쳐야 한다”라며 “거래도 일어나지 않아 실질적인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전혀 하고 있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실질적인 대규모 육성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예 폐쇄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유명무실한 코넥스 시장 자체에 대해 재검토하고, 심사 과정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코넥스 시장에 들어오는 중소 벤처기업들이 이전과 달리 제조업체보다는 IT 바이오 등 신생 사업분야 기업이다 보니 이전의 상장 심사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코넥스 상장사 관계자는 “상장만 하더라도 업무가 늘기 때문에 종업원수가 10% 이상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라며 “실효성 떨어지는 코넥스 시장 자체에 대해서 재검토하고 코스닥 상장 문호를 어떻게 열어줄 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