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금리에 보험사 한 숨 돌리나
입력 2017.10.30 07:00|수정 2017.10.31 09:51
    금리 상승기, 보험사 실적 개선 기대감 '솔솔'
    IFRS17 도입 충격도 예상보다 작을 것이란 전망
    손보사들 자본확충 계획도 수정
    배당 줄이고 이익 쌓는 방식으로 자본확충 모색
    • 금리 상승기를 맞아 보험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신 회계기준에 도입에 따른 부담이 완화하는 가운데 투자수익 증가로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생명보험사는 과거에 판 고금리 상품 부담 영향이 커 금리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내년 기준금리가 두 차례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과 물가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데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 현상이 10년물에서 5년물로 중단기 영역까지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에 따라 2% 초반대의 국고채 10년 물 금리가 2% 후반까지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1~2차례 더 진행되면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에서는 중단기 영역에서 금리역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외국인의 장기채 투자가 확대되어 온 것은 분명하지만 잔존만기는 3년대에 머물러 있어 중단기 구간의 역전은 외국인 자금유출을 심화시켜 국내 금리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저금리로 속을 앓던 보험사들은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보험사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힘들어 했다.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따른 부채증가 부담도 컸다. 하지만 금리가 상승국면에 이런 문제들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 상승이 앞으로 이어질 경우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부채증가가 이전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올해 자본확충에 여념이 없던 손해보험사들은 이전과는 다른 자본확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간 자본확충이 증자,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배당을 줄이고 이익을 유보하는 방식으로 만으로도 충분한 자본확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생보사들의 상황도 이전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금리 상승시 금융사 중에서 생보사가 가장 수익 측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금리 50bps 상승 시 단기 이익증가율은 생보 13%, 은행 5%, 손보 2%를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생보사들의 IFRS17 도입에 따른 부채부담은 손보사들보다는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한화-교보생명이 이전에 팔아 놓은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경우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이자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영업력 자체가 약해지고 있어 금리 상승으로 투자수익성이 나아지더라도 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 보험사들의 상황은 이전보다 나아지겠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다른 생보사들의 부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