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그룹, ADT캡스 매도자금융 제공 추진
입력 2017.11.03 07:00|수정 2017.11.05 08:05
    매각 성사 위해 인수자 편의 제공
    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 등 검토
    “칼라일 요구 수준 높아 쉽지 않아”
    • 칼라일그룹이 ADT캡스 매각 성사를 위해 매도자금융(스테이플드 파이낸싱, Stapled-Financing) 제공을 추진한다.

      31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그룹은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회사에 ADT캡스 매도자금융 주선 조건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매도자금융은 인수자가 원활히 매물을 인수할 수 있도록 매각자 측에서 인수자금 마련 방도도 함께 제시해주는 M&A 방식이다. 매도자금융이 있으면 매각 가능성도 커진다. 칼라일이 ADT캡스를 반드시 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도자금융 주선 제안을 받은 금융회사들은 어느 정도의 조건을 제시할 것인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M&A시 활용하는 인수금융은 주식 가치 대비 50% 수준의 LTV(Loan to value ratio)가 적용되는데 칼라일은 그보다 높은 수준의 LTV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1조7750억원 규모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당시의 금리나 수수료 조건보다도 좋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매도자금융은 매각 시점부터 그 조건이 공개되기 때문에 인수자와 협상의 여지도 많지 않다.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LTV가 너무 높을 경우 주관사가 그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칼라일은 ADT캡스가 3조원에 팔린다면 2조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해주길 바라는 눈치”라며 “상반기 리파이낸싱을 주선한 KB국민은행이나 한국투자증권 등은 칼라일과의 관계나 기존 대출금 때문에 칼라일에 조건을 제시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2014년 ADT캡스를 19억3000만달러(약 2조1600억원)에 인수했다.  ADT캡스 투자설명서(IM) 배포를 시작으로 매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