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 눈앞 하이투자증권 매각, 中 운용사 참여는 결국 '해프닝'
입력 2017.11.06 07:00|수정 2017.11.07 09:25
    홍콩 회사 LOI 제출설…매각주관사 “사실무근”
    현대重-DGB금융 가격 합의…사실상 거래 종결
    “M&A 탐탁지 않은 세력 소행 아니냐” 시선도
    •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때아닌 홍콩 자산운용사가 등장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살 사람도 팔 사람도 마음을 굳혀 사실상 거래 종결을 앞둔 시점이다. 거래 관계자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담담한 표정을 되찾았다. 거래를 흔들기에는 너무 멀리 왔으며, 해당 운용사의 '인수전 참여' 입장 역시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이다.

      홍콩에 소재를 둔 자산운용사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는 3일 한 국내 홍보대행사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며, 실사 및 인수계획서 제출 등 절차를 신속하게 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래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HKAM의 '참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매각자인 현대중공업그룹과 인수자인 DGB금융지주가 이미 가격까지 합의하고 세부 조건 조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의 시선은 HKAM의 인수전 참여가 사실인지, 그리고 지금 입장을 밝힌 의도는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HKAM이 수 개월 전 몇 차례 인수 의향을 드러낸 적은 있으나 LOI는 접수한 바 없고, 현대중공업그룹도 HKAM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상 종료를 앞둔 거래이기 때문에 다른 인수자가 참여할 여지도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HKAM측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LOI를 EY한영에 제출한 게 맞으며, LOI 서류 실물도 확인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LOI는 공식 경로가 아닌, EY한영 직원 개인 메일에 전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그룹과 DGB금융그룹은 직접 마무리 협상을 진행해왔다. 인수자로서 거래 종결을 앞둔 DGB금융은 뒤늦은 논란이 썩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경영진이 비자금 조성 혐의에 연루된 후 조심스레 인수를 추진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DGB금융은 매각주관사에 곧바로 항의했다. 매도자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잡음이 불거진 데 대해 DGB금융에 유감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거래가 마무리 되어 간다는 점이 알려진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부상하는 것은 석연치 않다”며 “하이투자증권 M&A가 달갑지 않은 세력이 새 후보를 끌어들이고 언론플레이로 띄우려 한 게 아닐까 하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DGB금융은 최근 하이투자증권 거래 금액을 장부가(상반기 말 4499억6300만원) 수준으로 합의했다. 하이투자증권 및 자회사 하이자산운용(92.42%), 현대선물(65.22%)도 함께 인수하는 조건이다. DGB금융이 오는 8일 이사회에서 인수를 확정하면 곧바로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