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체투자 트랜드는 ‘속전속결’
입력 2017.11.08 07:00|수정 2017.11.09 09:24
    대체투자 성공 열쇠...얼마나 빨리 투자자 모으냐가 관건
    증권사, 자기자본 투자로 대응
    미래에셋대우는 대체투자 확대 위해 해외법인 증자까지
    • 대체투자 범위가 광범위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투자 트랜드도 ‘속전속결’로 변하고 있다. 얼마나 단시일 내에 투자자를 확보해 딜을 마무리하느냐가 성공의 주요 열쇠가 되면서다. 초대형 IB 출범은 이런 흐름에 더욱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하나금융투자는 국민연금 영국투자회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국제특급 열차 유로스타의 영국 내 선로 운영권을 따냈다. 국내 금융사가 선진국 핵심 인프라 자산인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거래의 경우 투자자 모집이 불과 일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매각 측인 온타리오교원연금이 이 운영권을 사들일 당시 영국정부가 2040년말까지 30년 동안 이 선로를 운영권을 보장한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부가 보장해 주는 사업인 만큼 안정성이 높다”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했다”라고 말했다.

      거래 성사를 위해 하나금융투자는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 1억 파운드(약 1400억원)를 자기자본으로 총액 인수한 점이 거래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한 금융사 대체투자 담당자는 “좋은 거래 일수록 얼마나 빨리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점차 늘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좋은 투자처를 발굴해 투자자에게 소개시켜주는 것이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직접 투자한 다음 이를 국내 공제회나 보험사 등에 재판매 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자기자본을 활용해야 하는 증권사나, 투자처에 목마른 기관투자자들 모두에게 윈-윈 하는 거래방식이란 설명이다.

      딜 참여 기회도 늘고 있다. 증권사들의 대체 투자 분야가 과거 부동산에 국한되었다면 항공기, 신재생,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하면서 이전보다 ‘러브콜’이 늘고 있다. 투자 지역도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로 확대하고 있다.

      한 증권사 대체투자 관계자는 “10여명의 인원이 각자 체제로 딜을 가져오고 있다”라며 “최근에는 지역 다변화에 초점을 맞춰 투자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회사 이름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 졌다”라고 말했다.

      커진 자본력도 이런 트랜드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높이기 위한 해법을 대체투자에서 찾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해외법인 확대 전략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해외법인 증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체투자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상보다 다소 늦어지곤 있지만, 초대형 IB 승인이 이뤄지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4개 초대형 IB가 30조원이 넘는 자금을 기업어음으로 조달해 이 중 일부를 대체투자에 활용할 계획인 까닭이다.

      한 대형 증권사 임원은 “모든 투자 건은 대체투자란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사실상 돈이 되는 투자 건은 자기자본으로 활용해서라도 적극적을 투자한다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