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브랜드 파워 올라갔지만…조직 통합은 남은 과제
입력 2017.12.28 07:00|수정 2017.12.27 17:29
    대기업들 외면 현상 줄어들어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 주요 딜에 참여하며 활약
    파트너 경쟁 심해지며 인력이탈은 고민거리
    • EY한영이 적극적인 확장 정책을 통해 브랜드 파워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다만 외부인사 영입이 활발해 지면서, 기존 인력의 이탈·조직통합 문제 등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인베스트조선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EY한영은 M&A 자문 부문에선 4위, 실사 부문에선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회계법인 리그테이블에서 모두 4위를 기록한 것 대비 개선됐다.

      숫자로 나타난 순위보다도 개별적으로 수행한 자문들이 주목받을만 했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카버코리아, 카카오모빌리티, 이랜드리테일 모던하우스, 현대시멘트 매각 등 5000억원 이상 대형 딜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빅4 회계법인은 사실상 '빅3 + 1(EY한영)'이란 평가가 많았지만 올해는 '브랜드 격차'가 상당히 좁아진 모습이다. 한 회계 업계 관계자는 “회계부정 사태로 올 한해 시끄러운 틈을 타 EY한영이 빠르게 시장확대를 이뤘다”라며 “빅3 가 아니란 이유로 딜을 안 맡기던 분위기는 이제는 많이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외부에서 온 인사들이 한 몫 했다. 베인앤컴퍼니에서 영입한 최재원 파트너와 카카오의 전략담당자와의 인연이 카카오 딜 참여의 계기가 됐다.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와 카버코리아 딜에는 크로스보더 부문을 맡은 삼성증권 출신 장윤형 파트너가 활약했다.

      서진석 대표 취임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1965년생인 서 대표는 1990년 EY한영에 입사해 2012년 감사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5년 대표에 취임했다. 4대 회계법인 대표 중 최연소다. 취임 이후 서 대표가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이 M&A 실사와 벨류에이션 산정 등 어드바이저리를 담당하는 TAS(Transaction Advisory Services)와 컨설팅 부분이다.

      TAS부문은 외부의 핵심인사를 영입하면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신경을 많이 쓰는 부문이 구조조정 부문과 PE부문이다. 구조조정 부문에선 딜로이트안진의 구조조정 팀이 통째로 옮기기도 했다. PE부문은 TAS 부문을 맡고 있는 정기환 본부장이 중점적으로 키우려는 부분이다. 외부인사 영입뿐만 아니라 대형 PE와의 관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세무 자문 역량 강화가 필수라 보고 딜로이트안진이나 법무법인 세종 등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컨설팅 부문은 엑센츄어 출신의 인재들을 대거 수혈했다. 단순히 컨설팅 해주는 업무에 벗어나 TAS 부문을 ‘지원사격’하는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진 회계부정 사태로 어려움에 처한 딜로이트안진에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대기업들은 선택지가 줄어 들다 보니 EY한영을 이전보다 더 찾았던 부분이 있다는 것. 여기에다 급작스럽게 외형을 확대하면서 조직 통합을 어떻게 이뤄낼지도 관건이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최대 파트너 인사를 단행했다. 외부인사를 대규모로 데려오면서 이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대규모 파트너 인사가 이뤄진 측면이 있다. 이러다 보니 기존 인사와 외부인사간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내부 인사가 홀대 받는 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한 파트너는 TAS 본부에 ‘키맨’으로 불리웠으나, 내부 파트너 경쟁이 격화하면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벨류에이션 팀 파트너를 비롯해 상당수 인력 등이 외부인사 영입으로 회사를 떠났다.

      다른 EY한영 관계자는 “외부 출신들이 갑작스럽게 많아지면서 기존 인력과의 처우를 놓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내부 파트너 경쟁이 심해져 회사를 떠난 기존 인력들도 상당수가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