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유동성 우려에 자금 문턱 높아지는 협력업체들
입력 2018.01.08 07:00|수정 2018.01.10 10:59
    은행권, 협력업체 보유 매출채권 담보대출 줄줄이 거절
    "쿠팡 사업·재무 리스크 커져…선제적 대응"
    • 쿠팡 협력업체들의 자금 조달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쿠팡 협력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것을 꺼리고 있다. 쿠팡의 불안한 실적전망과 재무상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은 쿠팡 협력업체에 대한 여신을 점검하고 대출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등 간접여신은 줄이는 추세다. 외상매출채권은 협력업체들이 일시적으로 현금을 융통하기 위해 은행에 담보를 맡겨 자금을 빌리는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 최근 쿠팡 협력업체들이 은행에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다 거절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 협력업체에 대한 여신축소 움직임은 쿠팡의 사업전망과 재무상태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에 대한 은행권의 직접여신은 지난해말 기준 약 500억원으로 크지 않다. 은행들은 대신 협력업체들의 간접여신을 줄이면서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은행 기업 여신담당 한 관계자는 "최근 쿠팡 협력업체들이 매출채권을 현금화할 수 있는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문의하고 있지만 대부분 거절하거나 아주 제한적인 수준에서 대출을 해주고 있다"며 "2017년 감사보고서가 제출되기 전에 사전 관리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쿠팡 협력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쿠팡의 매입채무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점을 비춰볼 때 내부적으로 현금 유동성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도 우려된다"며 "결국 쿠팡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에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