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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익 KB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상무)이 퇴사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말 KB증권을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전 본부장은 현대증권 재직 시절인 지난 2015년 100억원에 이르는 본부 성과급을 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정 전 본부장이 이끌던 IB4본부는 30여명이 총 600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증권가에는 정 전 본부장이 50억원을, 30여명의 본부원들이 나머지 50억원을 나눠 수령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정 전 본부장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1세대로 꼽힌다. 삼성생명 입사 후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시작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부동산 PF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옛 IM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을 거쳤으며 윤경은 당시 현대증권 사장이 직접 스카우트했다. '윤경은의 남자'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다.
KB증권에서는 "'오랜 시간 격무에 시달려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며 정 본부장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전 본부장은 현재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 하와이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전무후무한 성과급을 받았던 인물인 만큼, 그의 퇴사 배경을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자신만큼 존재감 있는 후임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회사를 그냥 그만둔 정 본부장의 선택에 대해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라면서 "은행계 증권사인 KB증권에서 부동산 영업하기 어려워져 회사를 그만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증권은 현대증권 통합 이후 부동산 부문을 잠재적 리스크 부문으로 보고, 회사 차원에서 사업 규모를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은행계 증권사인만큼 성과급 체계를 현대증권 시절만큼 파격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 IB 부문의 영업맨들이 이 악물고 뛸 만한 조건이 아니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부동산 업계의 '선수'로 꼽히는 정 전 본부장이 이탈한 것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전 본부장은 통합 KB증권 출범 이후인 지난해에도 '고액 성과급을 받은 게 아니냐' 논란이 일며 업계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당시 KB증권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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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8년 01월 15일 16:01 게재]
입력 2018.01.19 07:00|수정 2018.01.19 06:51
"KB증권서 영업하기 어려웠을 것" 관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