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국내기업 신용도 안정적"…전자·철강 '맑고' 자동차 '흐림'
입력 2018.01.24 13:28|수정 2018.01.24 13:28
    국내기업 86%에 안정적 등급 전망
    반도체 호황 지속, 철강부문 수급도 '양호'
    현대차, 올해도 등급하향 압박 유지될 듯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올해 국내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는 전자제품 제조기업과 철강기업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S&P는 24일 NICE신용평가와 함께 주최한 공동 세미나를 통해 S&P가 등급을 부여한 한국기업들이 2015년 이후 전반적인 신용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S&P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포스코·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기업들의 등급을 상향 조정했고 현재 약 86%의 한국기업에 안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S&P에 따르면 국내 200대 기업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1년 314조원에서 2014년 380조원까지 크게 상승했으나 2014년을 정점으로 최근(2016년 333조원)까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이후부터는 전자와 정유·화학 기업들이 전체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기업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 평균도 2014년 BB등급 수준에서 최근엔 BBB등급까지 개선되고 있다.

      국내 전체 수출에서 전자 산업의 수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기업  전체 수출 약 630조원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17% 정도다. 전년대비 57%이상 상승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S&P는 이에 따라 두 기업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의 호황은 당분간은 지속할 전망이다. D램(DRAM) 부문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와 관련한 메모리빈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낸드플래시(NAND)의 경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최근 각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업황이 둔화할 위험성(리스크)도 존재한다는 평가다.

      가전부문의 매출비중이 높은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적자가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가전과 TV부문의 제품 차별화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S&P는 지난해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가전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최근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에 따른 영향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모바일 부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에 비해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철강기업들도 안정적인 신용지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 산업이 초과공급 이슈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꾸준한 철강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반적인 업황은 안정적일 것이란 평가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전망은 불투명하다. S&P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등 주력국가에서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차는 올해도 실적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S&P는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고 올해도 등급하향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준홍 S&P 한국기업 신용평가팀장은 "현대차의 수익성이 계속 우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주력 시장인 미국 내 수익성 회복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등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트랜드 대응 능력이 비교적 떨어지고 향후 적극적인 신차출시를 통한 전략을 수립한다 하더라도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S&P가 예상하는 국내 경제 성장률은 1분기 3.2%, 2018년 전체는 2.8% 수준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과 유럽국가들의 성장세가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반적인 경제성장률 전망도 소폭 상향 조정했다. 다만 무역부문의 성장이 GDP의 성장치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올해 들어선 이 같은 상황이 개선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도 국내 기업을 비롯한 전반적인 산업에 명시적인 위험요인이 두드러지지 않는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에 힘입어 적극적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