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미래에셋대우 증자 불참한다
입력 2018.02.12 07:00|수정 2018.02.13 10:10
    신주인수권 900만여장 기관 대상 매각
    의결권 없고 존속기한 무기한...투자 '부담'
    •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의 우선주 유상증자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자신에게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제3자인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 중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우선주 유상증자의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과 KB증권은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우선주 신주인수권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대상 신주인수권은 모두 928만여장으로, 7.11%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 네이버가 내놓은 물량이다.

      네이버는 신주인수권 양도가 허용된 지난 5일 이 같이 결정하고, 두 증권사에 위탁 매매를 맡겼다. 이는 네이버가 구주주 청약 권리를 포기한다는 말로, 유상증자 불참 의사로 해석할 수 있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해 6월 미래에셋대우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으며 서로 자사주를 교환했다. 네이버는 자사주 5000억원어치(지분율 1.7%)를 미래에셋대우로 넘기고, 같은 가치의 미래에셋대우 자사주 7.1%를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7000억원 규모 우선주 증자를 진행하며 보통주 주주에게 일정 비율로 우선주를 우선 배정키로 했다. 네이버에 배정된 금액은 469억여원에 달한다. 네이버는 의결권이 없는데다 존속기한이 무기한인 해당 우선주에 대한 투자를 고민해왔고, 결국 불참키로 한 것이다.

      매각 가격은 장당 100원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469억원의 현금 투자를 포기하고, 신주인수권 매각으로 9억4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기존 주주가 아닌 투자자는 이 신주인수권을 매입해 청약에 구주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우선주 매입 원가(5000원)에 신주인수권 인수가격(100원)이 붙어 예상 수익률이 조금 낮아지지만, 안정적으로 원하는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우선주는 오는 20일(계좌대체거래의 경우 14일)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 상당수 물량이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등 기관들에게 소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불참하지만,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대우 우리사주조합은 우선 배정분 적극 청약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 9.89%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도 위탁운용사 등과 청약 참여를 논의 중이다. 구주주 청약 후 일반 공모 배정분은 1000억~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대우 우선주 증자는 오는 21~22일 이틀간 구주주 청약을 거쳐 26~27일 실권주 일반공모를 진행한다. 내달 2일 납입일을 거쳐 내달 14일 신주가 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