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2.7%-키움 4.1% 배당...증권사 우선주 투자매력 경쟁
입력 2018.02.27 07:00|수정 2018.02.28 11:16
    접근성·확장성은 미래 유리...수익성은 키움이 좋아
    ROE 7%대 미래, 우선배당 2.7%도 한계
    키움, 신용융자 한도 늘어...배당률은 사실상 '고정'
    • 자기자본 1위 증권사와 위탁매매 점유율 1위 증권사의 우선주가 비슷한 시기 투자 시장에 나왔다. 접근성과 확장성 면에서 미래에셋대우 우선주가 유리하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4%대 우선배당을 보장하는 키움증권 우선주 투자가 낫다는 평가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까지 우선주를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며 증권사 우선주 투자는 최근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다만 증권사별로 사업구조가 달라 투자 매력은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6~27일 이틀간 7000억원 규모 우선주 일반공모 청약에 나선다. 올해 발행가(주당 5000원) 대비 2.7%, 내년 이후부터는 2.4%의 우선배당을 보장한다.

      키움증권은 지난 21일 3500억원규모 우선주 발행을 완료했다. 제3자배정으로 증권사와 사모펀드를 모집, 발행절차를 2주로 줄였다. 이 거래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일부 지분을 프라이빗뱅커(PB) 채널 등을 통해 조만간 재매각(sell-down)할 계획이다.

      처음 2년간은 투자액 대비 4.1%의 우선배당을 보장하고, 이후엔 배당률 변경일 전날의 금융채 3년물 (AA-등급) 금리에 2.172%를 가산한 이율을 우선배당한다. 21일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따지면, 3년차부터 우선배당률은 5.11%에 달하게 된다. 2년 후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최근 시장 금리가 상승 추세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성이 언급된다.

      미래에셋대우 우선주는 2000억원 안팎의 대규모 물량이 공모 절차를 통해 시장에 풀린다. 키움증권 우선주는 일부 물량만 사모 채널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접근성은 미래에셋대우 우선주가 좋은 편이다.

      두 우선주의 우선배당률이 다른 건 사업구조의 차이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7조원의 1위 사업자로, 기업금융·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 자본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진 못하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7%대에 그치고 있다.

      현재의 연 5000억원의 순이익 규모와 투자 비용 등을 감안하면, 2.7% 수준의 우선배당은 회사의 기초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배당률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의 ROE는 17% 안팎에 달한다. 4.1%의 우선배당률에 투자 비용을 감안해도 큰 부담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의 핵심 수익원은 트레이딩과 더불어 이자수익이다. 위탁매매 수수료율을 낮춘, 주식담보대출이나 미수·신용 거래 등 신용공여를 통해 수익을 낸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이자수익은 1920억여원에 달했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말 신용공여 잔액은 1조2000억원 안팎으로 포화상태였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늘어난 자본만큼 신용공여를 추가로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지난해 9월까지 연 11.75%(15일 이내 기준)였고, 현재 연 7.5% 수준이다.

      장기 보유를 가정하면 확장성은 미래에셋대우 우선주가 좀 더 낫다는 평가다. 키움증권 우선주의 우선배당률은 사실상 고정돼있다. 보통주에 대해 우선해서 배당받을 권리만 가질 뿐이다.

      미래에셋대우 우선주는 우선배당률이 보통주 배당률보다 낮으면 보통주와 같은 금액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이익이 늘어나고, 총 배당액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번 미래에셋대우 우선주의 실질 배당률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세전이익 1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잇따라 자본확충 수단으로 우선주를 선택하며 다른 증권사들도 우선주 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사업구조별로 제시할 수 있는 우선배당률이나 상환·전환 옵션이 다른만큼 흥행 여부는 개별사의 역량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