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의 방증?…임금동결 등 비용절감 나선 신한카드·금투 경영진
입력 2018.03.06 07:00|수정 2018.03.05 18:46
    지난해 호실적 거뒀지만 실질 성과는 낮아
    반환점 돈 대표들, 성과내야 하지만 업황 불투명
    ‘밀리면 안 된다’…임금 묶기 총력전 나설 전망
    •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했지만 향후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갈수록 경쟁은 심화하는데 새로운 먹거리는 마땅치 않아 경영진 입장에선 임금을 후하게 올려주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반면 직원들은 회사가 이익을 내도 임금 동결방침을 고수하거나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측 갈등이 더욱 팽배해질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작년말 2017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노사가 합의했고 올해 임금 협상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임금 동결안이 거론됐다가 추후 상승으로 가닥을 잡았고 현재 노조와 몇% 인상할지를 놓고 협의 중이다.  올해 협상 테이블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그룹내 기여도가 높은 신한카드가 임금을 동결하는 분위기인만큼 마찬가지로 작년 임금 동결안을 고수한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임금 1%를 인상한 후 다시 자진반납 하는 절충안도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직원들엔 실익이 없고 회사 입장에선 형식적으로나마 입장을 굽혀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이제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리더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선 맡은 계열사의 호실적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무난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은 만족스럽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9138억원, 211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선전했다. 그러나 카드는 대규모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오히려 뒷걸음질이다. 또 신한금융투자 실적도 자체 요인보다는 증시 호황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증권사 55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9.6% 증가했다.

      두 회사 모두 경쟁 심화와 규제 강화로 사업 전망은 밝지 않다.

      카드는 작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이어 올해도 수수료 체계 개편이 예고돼 있다. 국내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를 인수하는 등 해외서 길을 찾으려 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진 대부업과 경쟁도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들을 추격해야 한다. 김형진 사장이 연초 공언한대로 전 사업부문에서 업계 3위권에 진입하려면 갈 길이 멀다.

      이러다보니 두 회사 경영진 모두 실적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선 회사 이익과 직결되는 '인건비 관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그룹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주면서 과거에 비해 비용 절감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반면 직원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당장 신한카드의 경우 주주들에게는 최근 6000억원규모 배당을 결정하면서도 직원들의 임금 인상은 어렵다고 나서는 회사 방침이 불만사항이다. 신한금융투자 직원들은 “임원들은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두둑이 챙겼을 텐데 직원 임금 상승률이 적다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로 알려진다.

      신한금융 계열사의 한 임원은 “그룹 전체적으로 임금을 묶어두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경영진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임금을 올려주면 앞으로도 계속 노조에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버티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