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스케어로 50억 번 도이치...이름값 한 김앤장
입력 2018.04.05 07:00|수정 2018.04.06 12:42
    도이치 자문 수수료로 50만불 받아
    김앤장, 오너가 점찍은 법률자문사
    "주관사 될려면 딜 소싱하거나 업계 1등 해라"
    •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최대 거래인 CJ헬스케어 인수에 성공하며 M&A 시장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조단위 거래를 조력한 자문사들도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재무자문을 맡은 도이치증권이 간만에 '홈런'을 쳤고, 김앤장법률사무소는 1위의 저력을 재확인했다.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이달 초 대금을 납부하고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분 100%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한다.

      한국콜마 인수 재무자문은 도이치증권이 맡았다. CJ헬스케어 M&A는 2016년부터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었다. 도이치증권은 일찍부터 CJ그룹의 매각의지를 확인하고 한국콜마에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인수 자문도 맡게 됐다. 도이치증권은 작년 CJ그룹의 더 페이스샵 매수 자문사이기도 하다.

      초대형 인수 거래를 성공시킨 대가로 도이치증권은 500만달러(한화 약 53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인수 논란이 없지는 않지만 한국콜마는 최고 제시 가격보다 1000억원 가까이 싼 금액에 인수한 점을 높이 쳤다는 평가다.

      인수에 함께 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도 거래 구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에는 축하 세레모니를 가졌다는 후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도이치증권이 한 동안 대형 M&A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CJ헬스케어 거래를 주선하고 결과까지 내면서 분위기를 반전할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앤장은 한국콜마와 가장 먼저 접촉한 것은 아니지만 이름값에 힘입어 대형 거래 자문 실적을 쌓았다.

      당초 한국콜마가 염두에 둔 곳은 다른 대형 법무법인이었다. 해당 법인은 알짜 기업인 한국콜마와 일할 기회를 잡기 위해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으로 자문 제안을 넣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M&A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 실무진에선 다른 법무법인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었지만, 오너가 김앤장을 쓰자고 하는 바람에 밀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 M&A는 자문사들이 처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외국계 IB 중에서도 일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도이치증권처럼 처음부터 거래를 발굴하고 인수자를 연결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반면 법률자문 분야에선 '오너가 찾는' 김앤장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김앤장은 1위 후광을 업고 M&A 시장의 새 얼굴과 손을 잡으며 고객군을 더욱 넓히게 됐다.

      국내에서 활약 중인 글로벌IB 한 임원은 "당장 딜을 진행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언젠가 있을 지 모를 딜을 위해서 꾸준히 연구해 기업체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연을 맺어놓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가운데 글로벌 IB의 세대교체는 빠르게 진행 되고 있다. 글로벌 양대 IB인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최근 1~2년 새 상당수의 매니징디렉터(MD)를 내보내고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헤드급 인사들의 세대교체도 진행되는 데 현재 IB 1세대로 일컬어지는 인사는 박장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대표,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CS) 대표 정도만 남아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 IB들은 생존을 위한 특화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블록딜을 비롯한 주식거래는 단연 씨티증권이 부동의 1위다. 대형 거래에선 모건스탠리가 이미 선두권을 굳힌 가운데 큰 이변이 없는 한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형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골드만삭스는 대규모 거래보단 중소형 거래 발굴과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