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찾은 코스닥...공모주 편식은 과제
입력 2018.04.06 07:00|수정 2018.04.09 09:36
    [2018년 1분기 집계]
    15개 공모주에 평균 1.5兆 뭉칫돈
    단타 위주 투자...성장주에 집중
    • 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편식'이라고 할 수 있었다. 코스닥 시장 전반적으로 수급 상황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 공모주 투자자들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만 찾았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2018년 1분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공모를 거쳐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모두 15곳이었다. 이중 애경산업을 제외한 14곳이 코스닥 기업이었다.

      15개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 청약에 몰린 청약증거금 총액은 23조원에 달했다. 하나의 공모당 평균 1조5000억원이 몰린 것이다. 코스닥 기업 위주의 공모주 시장에서 평균 청약증거금이 1조원을 넘어서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다만 공모 기업의 업종에 따라 시장 반응의 편차가 컸다. 카페24·링크제니시스·케어랩스 등 IT 업체들은 모두 조 단위 청약증거금을 끌어모았다. 평균 2조3740억원으로 전체 평균은 크게 넘어섰다.

      제약·바이오·헬스케어로 분류되는 4곳의 청약증거금 평균도 1조7840억원으로 평균 대비 높았다. 피부 비뇨기과 계열 전문의약품(ETC) 제조사인 동구바이오제약 일반공모 청약엔 260억원 모집에 3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이 밀려 들어왔다.

      반면 치약 등 소비재 제조업체인 애경산업은 유일한 유가증권시장 기업임에도 1330억여원의 청약증거금이 모이는 데 그쳤다. 기계설비 업체인 에코마이스터와 농업회사 아시아종묘도 1000억원 수준이었다. 아스콘·레미콘 기업인 에스지이엔 고작 8억원이 들어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주가지수가 급등하며 공모에 참여해 빠르게 수익을 내고 빠지는 단타 위주의 공모주 투자 패턴이 정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늦어도 2~3개월 안에 수익을 실현하는 장세에서 상장 직후 급등할 '성장주'에만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구바이오제약은 공모가 대비 현 주가 상승률이 29일 종가 기준 155%로 1분기 상장한 공모주 중 최고였다. 알리코제약은 공모가 대비 85%, 엔지켐생명과학은 59% 올랐다. 카페24 역시 1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 증권사 담당 임원은 "정책적으로 코스닥에 자금이 유입되며 '잃을 확률'이 줄어든만큼, 리스크가 있지만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성장주에 청약이 집중되는 것"이라며 "정책의 큰 흐름이 만들어진 이상 올해 내내 이런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