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 작년말 3달간 4000억원 벌었다
입력 2018.05.09 07:00|수정 2018.05.09 10:14
    우리사주조합, 보호예수 해제되자마자 대규모 매물
    배정 주수 기준 80% 일시에 매각...1인당 평균 약 2억원
    '부당 이득 없다' 회사 해명 불구,...직원들은 수억씩 차익
    •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소속된 우리사주조합이 작년 4분기, 단 3개월동안 주식 매각으로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되고, 바이오 열풍을 틈타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때문이다.

      당시 임직원들이 확보한 이익은 적어도 4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직원 총수(2110명)을 고려해보면 우리사주 주식 매각을 통해 임직원 1명당  평균 1억8800여만원의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던 것으로 계산된다.

      회사 측은 지난 2일 "회계분식이 아니어서 부당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상장(IPO)과 주가상승으로 회사는 물론, 임직원들도 큰 이익을 거둔터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2016년 10월 상장 공모에 참여,  223만여주인 지분율 3.38%를 청약했다. 당시 공모가인 13만6000원 기준 총 청약 금액은 3038억여원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기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9월말 기준 206만여주였던 우리사주조합 주식 보유량은 12월말 32만여주로 크게 줄어들었다. 최초 우리사주조합 배정분의 78%, 9월말 잔여 보유량의 85%가 이 3개월 사이 장내에서 팔렸다는 의미다.

      우리사주조합 개인의 매각 시점을 특정할 순 없지만,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중산술평균 주가는 35만7400여원으로, 공모가의 2.6배에 달했다.

      즉 주식을 팔아치운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 개개인의 '수익률'을 따져볼 수는 없지만 평균적으로 놓고 보면 최초 받은 가격의 2.6배에 주식을 팔았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1년간 보호예수된다. 실제 일반 조합원도 매각이 가능해진 시점은 지난해 11월10일 이후였다. 이 시점부터 연말까지의 가중산술평균 주가는 36만4900여원으로 좀 더 높다.

      이를 감안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4분기 총 174만여주를 장내 매각해 6370억여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순이익'만 따지면 3997억원 가량이 임직원이 벌어들인 총 수익이 된다.

      연말 기준 잔여지분 32만여주도 올해 1분기 상당수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연초에도 계속 올라 3월말 기준 48만6000원까지 치솟았다. 공모가의 3.6배에 달한다.

      이 경우 우리사주조합 총 순이익은 5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지난해 연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오른 건 전반적인 바이오주 대세 상승기에 더해 '삼성'이라는 이름값과 안정적인 자본력, 셀트리온 등 주도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이 장내에서 매각한 주식은 다른 기관 또는 개인투자자들이 물량을 받아가면서 이익실현이 이뤄졌다. 이와 관련,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상장사 투자는 기본적으로 재무구조 등 펀더멘탈 분석이 바탕이 되는만큼 회계처리 이슈와 주가 상승을 떼놓고 볼순 없다"며 "회사가 부당한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했는데 결국 직원들은 각각 수억원씩 차익을 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